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전통 시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제사상을 준비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가정 형편에 따라 다르지만, 잉어는 실제 잉어나 종이 잉어라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이곳 사람들의 오랜 풍습이다.
- “올해도 예년처럼 조왕신께 간단한 차례를 지냈습니다. 음식과 과일 등을 준비하고 정성껏 차려 놓았으며, 종이 옷과 잉어를 태워 조왕신을 하늘로 보내드리는 의식도 거행했습니다.”
- “저희 가족은 소박한 차례상을 준비했습니다. 과일과 찰밥, 조(giò, 베트남 소시지)를 준비했고, 젊은 부부라 간소하게 차례를 지냈습니다.”
한편 문화 전문가인 응우옌 아인 홍(Nguyễn Ánh Hồng) 박사에 따르면 베트남인의 의식 속 토지신과 조왕신 승천일은 전통 설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행사이다. 제사는 섣달 23일 정오 이전에 진행되어야 하며 정오가 지나면 신들이 하늘로 올라가서 제물을 받을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조왕신 제물에는 잉어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잉어는 넒은 바다를 향해 헤엄치는 용의 상징으로, 풍요와 번영을 상징하는 동물입니다. 잉어는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한 해 동안의 소망을 담아 하늘에 전하는 메시지와 같습니다.”
'송구영신' 의례의 모습 |
같은 날 오전 탕롱-하노이 유산보존센터는 탕롱 황성 세계유산단지에서 ‘송구영신(送舊迎新,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음)’ 의례가 거행되었다.
‘송구영신’ 의례들은 독특한 민속 및 궁중 의례와 풍습을 재현하여 지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의 평안과 화목을 기원하는 다채로운 행사로 구성되었다. 이는 토지신과 조왕신 제사, 펏특(phất thức, 도장과 책장을 닦기), 진춘우(進春牛), 네우(nêu) 나무 세우기 등의 활동이 거행되었다. 각종 전통 활동 외에도 올해 탕롱-하노이 유산보존센터는 진열 의식과 경비 교대식 등의 의례를 무대화하여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