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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님의 나라’ 한국에 가는 베트남 여행객 급증

최근 한-베 양국간 교류가 확대되고 항공노선이 늘어나면서 한국을 찾는 베트남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 그간 외국인들에게 여행지로 큰 매력을 끌지 못한데다, 물가가 높다는 핸디캡까지 안고 있음을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다.

관광업계는 평창동계올림픽을 맞아 베트남 등 일부동남아 관광객들에 대한 한시적 무비자 제도 시행, ‘베트남 히딩크’로 불리는 박항서 감독의 인기, 그리고 한류 열풍이 더해진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8월까지 한국에 온 베트남인은 총 28만173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만 3433명보다 무려 38%나 늘어났다.

월별로 살펴보면 1월엔 전년보다 24% 증가한 1만5475명, 2월엔 10%가 늘어난 2만5140명이 각각 방한했다.

이후 벚꽃 시즌이 시작된 3월말부터 베트남 관광객은 대폭 늘어났다. 3월 4만1142명(45%↑), 4월 4만6579명(49%↑), 5월 3만1454명(34%↑), 6월 4만4029명(47%↑), 7월 4만2856명(47%↑), 8월 3만5056명(35%↑)을 기록했다.

이러한 한국여행 증가세와 관련해 박항서 감독 효과가 거론된다. 지난 1월 박항서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이 23세 이하 아시아챔피언십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거둔 직후, 한국을 찾는 베트남인들의 숫자가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일약 베트남의 국민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 감독의 조국을 방문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지난 2002년 월드컵 후 한국 국민들 사이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의 나라인 네덜란드 붐이 일었던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한류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드라마, KPOP에 대한 베트남인들의 관심은 그 어느때보다 높다. 이러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한국여행으로 연결되고 있다. 

송중기·송혜교 주연의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정해인·손예진 주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등 한국드라마가 베트남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가운데, 드라마의 배경이 된 한국은 베트남인들이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떠올랐다.

또한 한류를 이끈 유명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워너원(Wanna One), 레드벨벳(Red Velvet), 트와이스(TWICE) 등의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 베트남 젊은층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은 5~6시간만에 갈 수 있는 근거리, 뚜렷한 4계절, 편리한 시내교통, 안전한 치안 등의 장점을 앞세워 베트남인들의 사랑을 받는 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베트남 관광총국 여행업관리국 응웬다둥 부국장은 "4년 뒤엔 연간 100만명 가량의 베트남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머지않아 베트남은 동남아 국가 가운데 방한 관광객이 가장 많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응웬다둥 부국장은 "다양한 볼거리와 쇼핑, 동남아 국가에서 경험하기 힘든 ‘눈’, ‘벚꽃’과 같은 독특한 자연 요소를 갖춘 한국은 매력적인 관광지"라며 "2022년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양국 관계가 더 발전하는 계기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딩티홍짱(28)씨는 “그동안 열심히 모은 돈으로 한국에서 겨울을 즐길 계획”이라며 “한국에서 새롭고 다양한 문화를 직접 접할 수 있어 무척 기대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국여행의 문호가 넓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베트남인들이 한국 관광비자를 받는데 적잖은 애를 먹고 있다. 최근 여행객 급증으로 비자 신청부터 발급까지 대기 시간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한국여행을 계획한 후잉당옌늉(23)씨는 비자를 받기 위해 사흘간 이른 아침마다 호치민 한국총영사관을 찾았으나 비자신청 번호표조차 받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후잉당옌늉씨는 “아침 8시에 영사관에 도착했지만 이미 긴 줄이 있었고, 밤을 꼬박 새워야 번호표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그녀는 “한국 관광을 위한 비자 취득이 좀 더 쉬워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편 올해 1월부터 9월 1일까지 한국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은 총 700만 7330명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지난해보다 16% 증가한 209만1084명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일본 105만4207명(25%↑), 미국 60만204명(8%↑), 대만 51만5091명(14%↑), 홍콩 38만5653명(0.6%↑), 그리고 여섯번째로 베트남이 28만 3278명(38%↑) 이었다. 증가율은 베트남이 압도적이다. 불과 2014년만해도 한국을 찾은 베트남 관광객은 14만여명에 불과했으니 4년만에 두배가 늘어났다.
[최정은 기자]
 

호앙사 부대를 위한 카오 레 테 린 의례 진행

호앙사 부대를 위한 카오 레 테 린 의례 진행

4월 24일 오전 꽝응아이성 리선(Lý Sơn)현 안빈(An Vĩnh) 마을에서 안빈 마을 주민들은 호앙사(Hoàng Sa)와 쯔엉사(Trường Sa) 군도에 베트남 주권을 표시하는 깃대를 꼽기 위해 바다를 건너간 호앙사 부대 전사의 공로에 감사를 표하기 위한 카오 레 테 린(khao lề thế lính, 희생한 열사들을 위한 제사) 의례를 개최했다. 해당 행사는 2024년 꽝응아이성 관광 주간 일환의 활동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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