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분보후에(Bún bò Huế) - 매운 칼국수
분보후에는 후에의 대표 음식으로 쇠고기 고명과 생채소를 얹어 먹는 매운 쌀국수 요리다. '분(bún)'은 쌀가루로 만든 국수의 한 종류로 면발이 비교적 굵다. '보(bò)'는 쇠고기라는 뜻으로 ‘분보’는 쇠고기로 육수를 냈거나 쇠고기를 얹어주는 쌀국수라는 의미다. 한국의 ‘전주비빔밥’처럼 고유명사가 되어버린 ‘분보후에’, 지금은 베트남 전역에서 맛 볼 수 있는 대중적인 요리가 됐다. 분보후에는 레몬그라스( lemongrass)를 넣어 만든 고기 육수에 칠리소스를 곁들여 먹기 때문에 쇠고기 육수의 감칠맛 외에도 매운맛과 신맛, 단맛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다. 소의 등뼈나 꼬리, 사태 또는 돼지 등뼈에 레몬그라스를 넣고 육수를 내는데, 이때 발효된 새우 소스나 설탕을 넣어 간을 맞춘다. 이렇게 만든 육수에 고기를 얇게 잘라 고명으로 올린다. 라임 조각, 고수, 다진 파, 얇게 썬 바나나 꽃과 양파, 그리고 민트·바질·페릴라·라우람·쿨란트로 등 다양한 허브와 숙주를 레몬그라스를 넣은 칠리 소스와 곁들여 먹는다. 보통은 고기 고명을 얹어서 먹지만 돼지 선지나 족발을 넣어 먹기도 한다. 바나나 꽃을 사용하기 어렵다면 바나나 꽃과 식감이 유사한 적채를 채 썰어 넣는다. 기호에 따라 피쉬 소스인 느억맘(nước mắm)과 새우 소스인 맘톰(mắm tôm)을 넣어 먹기도 한다.
2. 넴루이(Nem lụi) - 고기 완자를 야채와 함께 라이스페이퍼에 싸먹는 요리
넴루이는 간 돼지고기를 레몬그라스 줄기에 감싸 붙여 만든 음식이다. 이것을 숯불에 구워 신선한 채소와 함께 땅콩, 돼지 간 소스에 찍어 먹는다. 음식 이름 뒤에 후에를 붙여 ‘넴루이후에(Nem lụi Huế)’라고도 불린다. 소시지처럼 길쭉한 모양으로 은은한 숯불 향을 머금고 있어 별미다. 라이스페이퍼에 취향껏 싸서 말아 결들어진 땅콩 소스에 찍어 먹으면 맛있다. 단, 레몬그라스를 싫어하는 사람의 경우 특유의 향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마늘쫑 꼬치에 나오기도 하지만 나무 꼬치로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나무 꼬치에서 넴루이를 빼다가 나무 껍질이 함께 벗겨질 수도 있으니 주의한다.
3. 반코아이(Bánh Khoái) - 부침 요리
후에에서 반세오(Bánh xèo베트남식 빈대떡)를 반달 모양으로 접지 않고 펴서 만든 반코아이는 꼭 맛봐야 하는 별미 음식이다. 후에의 팬케이크라고 불리며, 반코아이라는 명칭도 '맛있는 케이크'라는 뜻이다.
만드는 방법은 남부 지방과 유사하다. 넓고 깊은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달군 후, 반죽을 튀겨내듯 센 불에서 빠르게 부친다. 최대한 얇게 반죽을 부치고, 그 위에 준비한 재료를 얹어 익힌다. 쌀 반죽에 각종 해산물과 채소를 넣어 부친다. 크기는 남부 지방 반세오와 비교하면 좀 더 작다. 호이신 소스(Hoisine Sauce)와 돼지고기 등 재료를 다양하게 넣어 만든 장을 곁들여 먹는다. 조리 직후 뜨거울 때 먹어야 고유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최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