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을 앞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베트남의 한국기업 방문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로이터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는 25일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 도착해 베트남 고위인사를 만난 후 하노이시 인근 박닌성과 하이퐁 등 산업단지를 둘러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실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전을 담당하는 김창선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부장 일행은 지난 17일 하노이시 북부 박닌성을 방문했다. 이들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 공장 주변을 차로 이동하며 동선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박닌성 방문은 베트남식 경제발전을 원하는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뜻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노이에서 동쪽으로 약 43km 떨어진 박닌성 옌퐁 공단은 베트남 최대 산업시설로, 삼성전자를 비롯해 캐논, 폭스콘 등 글로벌 기업이 대거 입주해 있다. 삼성전자는 2008년 박닌성 옌퐁공단에 휴대폰 1공장을 지은 데 이어, 2013년 북쪽 타이응웬성 옌빈 공단에 휴대폰 2공장을 만들었다. 두 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만 10만명이 넘고, 생산되는 스마트폰은 연간 약 2억 대로, 삼성전자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에 달할 정도다. 지난 해 삼성전자는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25% 가량을 담당했다. 베트남 북부의 항구도시인 하이퐁에는 LG전자의 TV, 휴대폰, 세탁기, 청소기, 에어컨 생산 공장이 있다. LG전자는 오는 2028년까지 총 15억달러를 투자해 베트남을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한국기업 방문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는 향후 삼성, LG 등 한국 대기업의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투자 가능성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개혁 및 개방의 길로 나간다면 한국 기업들 입장에서는 지리적 조건과 인건비 등을 고려해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삼성과 LG전자 공장 방문을 통해 ‘우리도 베트남과 같은 방식의 경제발전 노선을 취하고, 한국기업들의 투자도 유치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한편 삼성과 LG측은 23일까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장 방문과 관련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협상에 집중하기 위해 산업단지 시찰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나 LG 입장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장 방문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경호문제도 그렇거니와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경제 제재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대북투자에 대한 압박을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태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