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우려 또한 베트남 공기청정기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요인이다. 2020년 보건부와 WHO, 베트남 통계국(GSO)이 공동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 내 18~69세 성인의 최대 3.1%가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바익마이(Bạch Mai Hospital)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베트남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증 COPD 유병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다. 이렇듯 공기질 악화에 따른 호흡기 질환의 증가로 인해, 실내 공기질 관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며, 공기청정기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베트남입동향 및 대한 수입 규모
HS 코드 847989에 해당하는 품목 수입액은 2019년 11억 3,000만 달러에서 2023년 15억8000만 달러로 증가해 40.68%의 누적 증가율을 보였다. 다만 HS 코드 847989는 공기청정기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기계류를 포괄하는 범주이므로, 본 수치는 공기청정기 수입 동향을 간접적으로 참고하는 지표로 이해해야 한다.
국가별 수입 비중을 살펴보면, 한국이 해당 품목 최대 수출국으로 자리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베트남은 한국으로부터 총 6억1152만 달러 상당의 HS 847989 품목을 수입했으며, 이는 전체 수입액의 38.63%에 해당한다. 이어 중국이 37.43%의 비중으로 2위를 차지했고, 일본은 13.29%로 3위에 올랐다. 기타 국가로부터의 수입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다.
경쟁동향
글로벌 브랜드인 삼성, 샤프(Sharp), 샤오미(Xiaomi), 필립스(Philips), LG 등은 다양한 소비자층을 겨냥한 폭넓은 제품군을 바탕으로, 베트남 공기청정기 시장 내에서 견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저가형 소형 모델부터 고급형 정밀 필터 시스템 및 스마트 기능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제공함으로써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한편, Karofi, Dr.Ozone 등 일부 베트남 현지 기업들도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으나, 브랜드 인지도와 기술력 측면에서는 외국계 주요 브랜드들에 비해 경쟁력이 다소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제습기, 가습기, 선풍기, 모기 퇴치기 등의 기능이 결합된 다기능형 공기청정기는 베트남의 기후적 특성에 부합하는 올인원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부 제품은 습도 조절 기능, UV 살균 조명과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모기 퇴치 기능 등을 탑재함으로써,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처럼 공기청정기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다양한 부가기능은 제품 간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며, 기업의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유통구조
Euromonitor에 따르면, 공기청정기를 포함한 공기정화 제품 유통은 점차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있다. 가전·전자제품 전문 매장이 여전히 주요 유통 경로이긴 하나, 시장 점유율은 2019년 88.5%에서 2024년 78.7%로 하락했고, 같은 기간 전자상거래는 9.6%에서 19.9%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온라인 쇼핑의 편의성, 가격 경쟁력, 제품 사양 및 소비자 리뷰 접근성, 물류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관세율 및 수입통관절차
HS 코드 847989에 해당하는 공기청정기는 베트남에서 MFN 및 다양한 FTA를 통해 관세율 0%가 적용된다. 일반 수입관세는 5%이지만, 이는 MFN 및 FTA 미체결국에만 해당된다. 베트남은 한국을 비롯한 다수 국가와 MFN 및 FTA 체결국 관계를 맺고 있어, 대부분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공기청정기는 실질적으로 무관세 상태로 유통되고 있다.
시사점 및 진출전략
베트남 정부는 대기오염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으나, 제도적 노력에 비해 실질적인 개선 효과는 아직 제한적인 상황이다. 예컨대, 오토바이 배출가스 정기 검사 제도(Circular 47/2024)의 도입은 긍정적인 신호이지만, 전체 대기질 개선에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맥락에서 공기청정기는 자가 보호 수단으로서 소비자 일상에 더욱 깊이 자리 잡고 있으며, 실내 공기질 관리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베트남 공기청정기 시장에서는 최소 두 가지 이상의 기능을 결합한 제품이 점점 더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공기 정화 기능 외에 가습, 제습, 냉방, 스마트 조명 등을 통합한 제품을 제안함으로써, 도시 주거 환경에 최적화된 솔루션으로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