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옌(Phù Yên)면은 베트남 북부 산간 지대 선라(Sơn La)성의 주요 곡창 지대 중 하나인 므엉떡(Mường Tấc) 들판에 둘러싸여 있다. 마을을 가로질러 흐르는 시냇물 소리에 이곳 타이짱(Thái trắng)족 여성들이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베틀 북의 소리가 어우러진다. 그들은 베틀 북이 오가는 리듬 속에 민족의 정체성을 담아 현대의 삶 속으로 이어 나가고 있다.
이불 짜기는 여러 단계의 공정과 직공의 인내심을 요구하는 복잡한 기술 중 하나다. 사진: 후옌 짱
현주민인 띤 티 비엣(Đinh Thị Việt) 씨의 집에는 타이짱족의 전통 생산품이 가득 보관된 작은 방이 하나 있다. 직접 짠 검은 담요와 붉은 담요, 그리고 파란색과 노란색 줄무늬가 있는 옷감부터 보라색 스카프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은 비엣 씨의 손에서 탄생했다. 비엣 씨는 매일 낡은 베틀 앞에 앉아 타이짱족 특유의 문양을 만들기 위해 정성스럽게 실을 한 올 한 올 걸어 넣는다. 베를 짜는 일은 단순히 옷감을 만드는 것을 넘어, 그 속에 고산 지대 마을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과정이다. 띤 티 비엣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직조 기술에 대해서는, 제가 어떤 문양을 구상하느냐에 따라 그 방식대로 짜 나갑니다. 실을 사용해 색을 배합할 때 베틀 안에서 스스로 연구하곤 하죠. 그것이 저만의 창의성입니다. 예전에 제가 한창나이 때는 젊은이들이 참 부지런하고 인내심이 강했습니다. 아침에 일하러 갔다가 저녁에 돌아오면 베틀 앞에 앉았고, 서로를 불러 모아 호롱불 아래서 함께 베를 짰습니다. 등잔불이 켜져 있는 동안에는 닭이 울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베를 짜곤 했습니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베틀이 있었고, 푸옌면의 타이짱족 여성들은 대부분 베를 짤 줄 알았다. 이후 한동안 전승이 끊길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최근 5~6년 사이 직조 기술이 다시 복원되었으며 전통 직물은 여전히 타이짱족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오늘날에도 타이짱족 여성들은 농사일이나 집안일을 모두 마친 늦은 저녁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등불 아래 앉아 베를 짠다.
로 티 크엉(Lò Thị Khương) 씨는 전통 의자 제작 작업을 매우 사랑한다고 전했다. 사진: 후옌 짱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호앙 티 히엔(Hoàng Thị Hiến) 씨의 고상 가옥(nhà sàn, 냐산) 아래 마당에서는 나무 막대들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울려 퍼진다. 그 소리는 리듬감이 있으면서도 중간중간 끊어지곤 한다. 그러한 정적 속에서 베를 짜는 이는 원하는 문양을 만들기 위해 실을 정확한 위치에 넣으려 수많은 공정을 세심하고 인내심 있게 처리해야 한다. 타이짱족 여성들에 따르면, 담요를 짜는 기술이 가장 어려우며 복잡한 부속품들로 이루어진 전용 베틀이 별도로 필요하다고 한다. 타이짱족의 전통 담요는 검은 문양 담요와 붉은 문양 담요 두 종류가 있으며, 담요 아래에 덧대는 흰 바탕천까지 직접 짜야 한다. 호앙 티 히엔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불 겉감을 짜는 일이 훨씬 어렵습니다. 무늬를 만들기 위해 실을 일일이 위아래로 꿰어야 하거든요. 일반적인 옷감이라면 실을 가져와서 무늬를 구상하며 짜기만 하면 되지만, 이불 겉감은 훨씬 더 많은 공정이 필요합니다. 예전에 어르신들이 전해주신 방식을 보고 배웠습니다. 전에는 목화를 직접 재배해서 실을 뽑아낸 뒤에야 베를 짤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짠 천으로 비로소 덮고 자는 이불 겉감을 만들었습니다.”
검은 담요와 붉은 담요는 딸이 시집갈 때 시댁 식구들에게 줄 선물 중 하나이다. 레 티 뻐이(Lê Thị Pới)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옛날에는 담요 10채, 요 10채는 지어야 시집을 갈 수 있다고들 했습니다. 시조부모님과 시부모님께 드릴 베개 한 쌍, 그리고 담요와 요 한 쌍씩에 의자까지 준비해야 했지요. 그렇게 다 갖춰야 했습니다. 시집가기 전부터 이어져 온 타이짱족의 옛 전통을 보여주는 것이니까요.”
타이짱족 여성은 시집갈 때 직접 만든 직물 제품을 시댁 식구들에게 선물로 가져간다. 사진: 후옌 짱
뻐이 씨가 언급한 의자는 타이족의 전통 용품으로, 높이 15~20cm 정도의 직사각형 방석과 유사하게 직물로 만들어진 도구이다.
푸옌면에서 타이짱족 전통 의자를 만드는 가게를 운영하는 로 티 크엉(Lò Thị Khương) 씨는 과거에는 의자 하나를 순수하게 손바느질로 만드느라 며칠이 걸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금은 재봉틀 덕분에 하루에 약 10개 정도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크엉 씨의 설명에 따르면, 예전에는 목화를 재배하고 천을 짠 뒤 음력 9~10월경 갈대꽃을 꺾어 말려서 의자 속을 채웠으나, 지금은 솜으로 대체하여 과정이 단순해졌다. 현대적인 삶 속에서도 이러한 전통 의자는 타이짱족 가정에서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시댁 어른들에 대한 며느리의 감사를 표현하는 선물로 사용되고 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이 일을 사랑했습니다. 외할머니께서 가르쳐 주셨죠. 할머니께서는 아주머니나 아저씨들이 베를 짜거나 바느질하는 모습을 잘 보고 와서 바로 실습해 보라고 하셨습니다. 이 작업이 참 흥미롭다고 느꼈습니다. 요즘은 사람들이 이 일을 많이 하지 않지만, 제가 만든 것을 다들 좋아해 주십니다.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저도 행복합니다.”
타이짱족 여성들은 현대적인 삶 속에서도 전통 가치 확산을 위해 직조 기술 보존해 가고 있다. 사진: 후옌 짱
전통을 지키며 민족 특유의 문양과 직조 작업에 애정을 쏟는 여성들 덕분에 타이짱족의 정체성이 오롯이 보존되어 왔다. 베틀 북이 쉼 없이 오가고 베틀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타이짱족 여성들의 마음과 정성이 깃든 옷감들은 산골 마을의 전통 가치를 현대의 삶 속으로 널리 퍼뜨리고 있다.
* 타이짱(Thái Trắng) 족은 주로 베트남 북서부 선라성이나 라이쩌우성의 강가 평야에 거주하는 타이족의 한 갈래로, 여성들이 전통적으로 흰색 저고리를 즐겨 입는 데서 그 명칭이 유래했다. 이들은 고유의 고상가옥 문화와 정교한 직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흰색 상의에 검은색 긴 치마를 입는 복식 특징을 통해 검은 옷을 입는 타이댄(Thái Đen)족과 구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