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시, 전통 등롱 제작 기술의 명맥을 잇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호찌민시 푸빈(Phú Bình) 지역에서는 대나무를 재료로 삼아 장인들의 손으로 전통 종이 등롱을 만들어 왔다. 전자식 등롱이 시장에 점점 더 많이 등장하고 있지만, 전통 등롱 제작에 종사하는 장인들은 여전히 수작업 방식을 고수하며 호찌민시 한복판에서 전통 추석의 소중한 추억을 이어가고 있다.
푸빈의 등롱 제작 기술은 1954년경 남딘(Nam Định)성 출신 장인들이 사이공으로 가져와 후대에 전수하면서 형성됐다. 한때 이 지역에서는 수백 가구가 등롱을 제작했으며, 추석이 다가오면 제품이 베트남 각지의 여러 성과 도시로 판매됐다.
오늘날까지 전통 등롱 제작을 이어가는 가정 가운데 응웬 쫑 타인(Nguyễn Trọng Thành·59) 씨의 가족이 있다. 타인 씨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 기술을 배웠으며, 지금까지 등롱을 만드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이 일에 종사해 온 그에게 등롱 제작의 여러 공정은 이제 익숙한 일상이 됐다.
등롱 하나를 완성하려면 대나무 선별과 가공, 대나무살 쪼개기와 다듬기, 골격 만들기, 연결 부위 고정, 셀로판지 붙이기, 그림 그리기와 장식, 조명 설치 등 여러 공정을 거쳐야 한다. 이 가운데 골격을 만드는 작업은 특히 중요하다. 대나무살의 굵기나 길이가 고르지 않거나 연결 부위가 단단히 고정되지 않으면 등롱의 균형이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장인들은 투박한 대나무와 가느다란 대나무살을 이용해 물고기, 토끼, 별 모양은 물론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캐릭터 형태의 등롱을 만들어 낸다. 골격에 셀로판지를 붙인 뒤 조명을 설치하면 전통 등롱 특유의 다채로운 색채가 살아난다.
응웬 쫑 타인 씨는 등롱 제작에는 인내심과 세심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나무살을 다듬고 골격을 구부려 형태를 잡는 일부터 셀로판지를 주름 없이 고르게 붙이는 작업까지 모든 공정에 숙련된 경험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그는 전통 기술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끊임없이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고 제품 형태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수공예 등롱 제작업이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다양한 디자인과 화려한 조명, 음향 효과를 갖춘 전자식 제품과의 경쟁이다. 수공예 등롱은 제작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판매 가격은 높지 않다. 이 때문에 전통 등롱 제작을 계속하는 가구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뒤를 이어 기술을 전수받을 젊은 인력을 찾는 일도 쉽지 않다. 대나무살을 쪼개고 다듬는 작업부터 골격을 구부리고 종이를 붙이는 과정까지, 겉보기에는 단순해 보이는 기술도 충분한 실습과 숙련자의 전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적지 않은 젊은이들이 가업을 잇기보다 더 안정적인 다른 직업을 선택하고 있다.
그럼에도 추석이 다가오면 푸빈의 등롱 제작 가정들은 다양한 색상의 셀로판지와 대나무 골격으로 다시 화려한 풍경을 연출한다. 장인들은 작업대 앞에 앉아 여러 세대에 걸쳐 이어져 온 방식 그대로 등롱 하나하나를 정성껏 완성한다.
수공예 등롱은 과거만큼 널리 사용되지 않을 수 있지만, 푸빈의 등롱 제작 기술은 전통을 지켜 온 가정들의 노력과 애정 속에서 여전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완성된 등롱 하나하나에는 추석을 위한 상품이라는 의미를 넘어, 오랜 세월 전승되어 온 수공예 기술과 이 지역 여러 가정의 삶에 깊이 뿌리내렸던 전통 산업의 기억이 담겨 있다./.
기사& 사진: 통하이(Thông Hải)/베트남 픽토리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