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띠엔, 베트남 대나무·라탄 공예의 새로운 활력

탕띠엔, 베트남 대나무·라탄 공예의 새로운 활력

평화로운 낀박(Kinh Bắc) 시골 마을에 자리 잡은 탕띠엔(Tăng Tiến) 대나무·라탄 공예 마을은 300년이 넘는 수공예 유산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일상생활에 쓰이던 소박한 생활용품에서 출발한 이곳은 전통 기술과 혁신을 결합하며 베트남 대나무·라탄 공예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발전을 거듭해 왔다.

햇볕이 잘 드는 마당에서 곰팡이 발생을 원천 차단하고 완벽한 건조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대나무 살을 말리고 있다. 사진: 타잉장(Thanh Giang) / 베트남픽토리알

하노이 중심가에서 북동쪽으로 약 70km 떨어진 박닌(Bac Ninh)성 넨(Nenh)동은 낀박 지역 특유의 한적하고 평화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하지만 푸른 대나무 숲 뒤편으로는 덜커덕거리는 베틀 소리, 대나무를 훈연하는 향, 그리고 수천 명의 장인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손길 등 활기찬 삶의 역동성이 흐르고 있다.

탕띠엔 대나무·라탄 공예 마을은 3세기 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최소 10대째 그 기술이 전수되어 왔다. 초창기에는 농한기에 소득을 올리기 위해 홍강 삼각주 주민들의 일상에 필요한 바구니나 광쿠리 등을 만드는 부업에 불과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장인들의 섬세한 손길을 거친 투박한 대나무 살은 정교한 공예품으로 재탄생했다.

딩반띵(Đinh Văn Tỉnh) 대표가 이끄는 '박장 탕띠엔 대나무·라탄 유한책임회사'의 작업장 내부 전경. 사진: 타잉장(Thanh Giang) / 베트남픽토리알
베틀을 거치며 다채로운 색감의 고른 대나무 돗자리가 점차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 타잉장(Thanh Giang) / 베트남픽토리알

주아(Chùa)동네의 집 앞마당에 앉아 있는 딩반띠엔(Đinh Văn Tiến, 1949년생) 장인은 여전히 얇고 하얀 대나무 살을 엮는 데 여념이 없다. 그는 이 공예 마을의 역사 그 자체이자 산증인이다. 띠엔 장인은 "다섯여섯 살 때부터 마을 아이들은 글을 배우기 전에 대나무 살을 만지고 엮는 법부터 배웠다"라고 회상했다.

그에 따르면 아름다운 제품을 만드는 비결은 완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손끝의 섬세한 감각과 인내심에 있다. 대나무 살은 곧고 마디가 길며 얇고 유연한 다 자란 대나무만을 선별해 쪼개야 한다. 한순간의 방심만으로도 제품 전체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생의 절반 이상을 고향의 대나무 공예 혼을 지키는 데 바쳐온 딩반띠엔 장인(우측)이 앞마당에 앉아 있다. 사진: 타잉장(Thanh Giang) / 베트남픽토리알
딩반띠엔 장인의 초상. 사진: 타잉장(Thanh Giang) / 베트남픽토리알
탕띠엔 장인들의 손길을 거쳐 소박한 도구들이 정교한 대나무·라탄 예술품으로 재탄생했다. 사진: 타잉장(Thanh Giang) / 베트남픽토리알

딩반띠엔 장인이 전통의 불씨를 지키는 파수꾼이라면, 박장 탕띠엔 대나무·라탄 유한책임회사의 딩반띵(Đinh Văn Tỉnh) 대표는 마을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한 인물이다. 1990년대 말, 전통적인 수공예 제품 시장이 점차 포화 상태에 이르자 그는 타 지역의 공예 마을들을 찾아다니며 기술을 배웠다. 이후 1999년 '탕띠엔 대나무·라탄 협동조합'을 설립하며 현대적인 대나무 발(돗자리) 직조 기술을 과감히 도입했다.

이 협동조합의 출범은 지역 경제 구조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농가 부업 수준에 머물렀던 대나무·라탄 공예가 지역 주민들의 핵심 생계 수단으로 자리 잡으며, 현재 주민 소득의 약 80%를 담당하고 있다. 오늘날 이 마을의 주력 상품은 고급 대나무 발, 예술적 차양막, 그리고 프리미엄 수공예 인테리어 소품 등이다.

직조된 대나무 발의 내구성을 꼼꼼히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 타잉장(Thanh Giang) / 베트남픽토리알

탕띠엔 제품만의 독창성은 '100% 친환경 자연 가공 방식'에 있다. 화학 염료 대신 짚이나 마른 나무를 태운 연기로 대나무를 훈연하여 깊고 우아한 황갈색을 내는 동시에 좀벌레와 해충을 예방한다. 생산 과정은 원료 선별, 1차 가공, 대나무 쪼개기, 훈연, 직조 및 최종 마감 등 엄격한 5단계 공정을 거친다.

관광객들이 탕띠엔 대나무·라탄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타잉장(Thanh Giang) / 베트남픽토리알

딩반띵 대표는 "전통 수공예 기술에 현대식 직조기를 결합하면서, 현재 약 4,000명의 지역 주민들이 상시 고용되어 일하고 있다"라며 "많은 제품이 OCOP(일마을 일품목) 3성 및 4성 인증을 획득했고, 일본, 한국, 중국, 독일, 캐나다 등 글로벌 시장으로 활발히 수출되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설날 축원 문구(대련)와 결합한 장식용 대나무 발. 사진: 타잉장(Thanh Giang) / 베트남픽토리알

오늘날 탕띠엔은 단순한 공예품 생산지를 넘어 매력적인 문화 체험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제품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눈앞에서 생생하게 지켜보는 것은 물론, 현대화의 흐름 속에서도 고유의 전통적 혼을 지켜가는 베트남 시골 마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딩반띠엔 장인은 "엮는 이가 남아있는 한, 공예 마을은 사라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소박한 한마디는 베트남의 대나무·라탄 공예를 보존하고, 새롭게 재해석하며, 다음 세대로 굳건히 이어가고 있는 탕띠엔 마을의 강인한 생명력을 대변하고 있다./.

글·사진: 쩐타잉장(Trần Thanh Giang) / 베트남픽토리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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