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투자 다리를 놓아온 사람

평생 투자 다리를 놓아온 사람

40년 가까이 외국인직접투자(FDI) 분야에 매진해 온 판후탕(Phan Hữu Thắng) 박사는 베트남으로 들어온 초기 해외 자본의 흐름을 목격하고 이를 연결하는 데 기여해 왔다. 그에게 프로젝트 하나하나의 뒤편에는 언제나 정성껏 가꾸어야 할 '사람'과 '관계'가 존재했다.

FDI 자본 유치의 개척자

필자는 베트남과 30년 이상 인연을 이어온 한국 사업가 김정인 대표와 담소를 나누고 있던 판후탕 박사를 만났다. 두 사람의 인연은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에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하던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 두 사람 사이에는 프로젝트로 얽힌 인연을 넘어 베트남의 개방과 개혁 과정을 함께 목격하며 쌓아온 깊은 우정이 자리 잡고 있었다.

판후탕(Phan Hữu Thắng)박사가 김정인 사업가와 베트남의 FDI 자본 유치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 쩐 타잉 장 / 베트남픽토리알
 
김정인 사업가와 판후탕 박사가 베트남-한국 간 FDI 관계에 대한 공통된 신뢰를 바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쩐 타잉 장 / 베트남픽토리알

1949년 하노이에서 태어난 판후탕 박사는 1973년 소련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1985년 해운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국가계획위원회, 국가협력투자위원회를 거쳐 기획투자부 외국인투자국 국장에 이르기까지 국가 기관에서 38년간 공직에 몸담았다.

판후탕 박사가 대표 편저한 《베트남 외국인 투자 보고서》 책을 들고 있다. 사진: 쩐 타잉 장 / 베트남픽토리알
FDI 관련 연구 자료와 원고 작업에 매두사하는 것은 판후탕 박사의 일상이 되었다. 사진: 쩐 타잉 장 / 베트남픽토리알
 

당시는 베트남이 초기 해외 자본을 차근차근 유치하던 시기였다. 당시 그의 업무는 단순히 프로젝트를 심사하거나 투자 허가를 내주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 기업의 니즈를 파악해 신흥 시장인 베트남에서의 기회를 제시함으로써 두터운 신뢰를 구축하는 일이었다.

일본,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점차 베트남의 핵심 투자 파트너로 떠올랐다. 외자 유치와 함께 산업단지, 공장, 공급망이 형성되었고 수많은 일자리가 창출되었다. 베트남-일본 투자 협력 증진에 기여한 그의 공로는 2018년 일본 정부로부터 받은 '욱일장' 서훈으로 입증되었다.

베트남 산업단지금융협회 회장이자 전 기획투자부(현 재무부 관할) 외국인투자국 국장인 판후탕 박사. 사진: 쩐 타잉 장 / 베트남픽토리알

하지만 그에게 가장 보람된 일은 훈장이나 명예가 아니었다. 해외 투자자가 베트남에서 적합한 기회를 찾고, 기업이 안고 있던 과제를 해결하며, 한번 맺어진 인연이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었다.

연구를 통해 이어가는 연결의 삶

공직에서 물러난 판후탕 박사는 '베트남 데스크(Vietnam Desk)'를 설립하여 베트남 기업과 투자자, 그리고 해외 파트너를 연결하고 자문하는 활동을 이어갔다. 이들을 위해 시장 조사부터 입지 선정, 프로젝트 실행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인 지원을 제공했다.

판후탕 박사는 하노이 사무소 및 일본 대리점을 두고 베트남-일본 투자 및 무역 진흥을 전문으로 하는 '베트남 데스크(Vietnam Desk)'의 CEO이기도 하다. 사진: 쩐 타잉 장 / 베트남픽토리알

정년퇴직 후에도 그는 현장을 누비며 기업인들을 만나고, 자문과 집필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FDI 분야에서 쌓아온 세월은 베트남의 개방과 국제 경제 통합 과정을 담아낸 귀중한 사료가 되었다. 그는 《베트남 외국인 투자 20년 개요》, 《FDI - 양날의 동전》, 《첨단기술 유치 지향의 FDI》, 《새로운 환경 속 FDI의 이중 과제》 등 다수의 저작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체계화했다. 특히 《새로운 환경 속 FDI의 이중 과제》는 2018년 베트남 출판상(National Book Awards) 은상을 수상했다.

올해 판후탕 박사는 일본 도쿄대학교에서 FDI 관련 박사 논문을 마무리 중이며, 2027년 1월 최종 심사를 앞두고 있다. 그의 사무실 벽에는 시대별 베트남 FDI 자본의 성장 흐름을 기록한 그래프들이 걸려 있다. 풍경화나 개인 사진 대신 왜 그래프를 걸어두었는지 묻자, 그는 다음과 같이 소회를 밝혔다. 

“이 그래프들을 보면서 우리 국가의 발전과 베트남의 국제 협력 관계가 진전되어 온 발자취를 되새깁니다. 그리고 제가 여전히 일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확인하곤 하지요.”

베트남-일본 투자 관계에 기여한 공로로 판후탕 박사는 일본 정부로부터 '욱일장' 서훈을 받았다. 사진: 자료 사진
 
2021년 전국 대외정보상 시상식에서 가족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판후탕 박사. 사진: 쩐 타잉 장 / 베트남픽토리알

이 담백한 한마디는 판후탕 박사를 가장 잘 설명해 준다. 그에게 FDI 통계 숫자는 지나간 과거의 데이터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 각국의 친구들과 기업, 그리고 글로벌 투자자들을 향해 지금 이 순간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희망의 다리'인 것이다.

글: 비번 (Bích Vân) - 사진: 쩐 타잉 장 (Trần Thanh Giang)/베트남픽토리알 및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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