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뜨, 빈응히엠 및 꼰선-끼엡박 유산의 세계적 가치 발현

옌뜨, 빈응히엠 및 꼰선-끼엡박 유산의 세계적 가치 발현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옌뜨 - 빈응히엠 - 꼰선, 끼엡박(Yên Tử - Vĩnh Nghiêm - Côn Sơn, Kiếp Bạc) 유적 및 명승지 고분군’은 베트남을 대표하는 문화·영적 공간이다. 불황(佛皇) 쩐년동(Trần Nhân Tông, 1258~1308)의 수행 여정 및 죽럼(Trúc Lâm) 불교와 밀접하게 연계된 이 유산은 역사, 신앙, 경관적 가치가 집약되어 있으며, 현재 평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자원으로 그 가치가 널리 발현되고 있다.

옌뜨 산 정상 해발 1,068m에 위치한 동(銅) 사찰(천축사)은 베트남에서 가장 높고 아시아에서 가장 큰 청동 사찰이다. 옌뜨 유적지 내에서 가장 높은 영적 명소로, 부처를 모시고 있으며 매년 수백만 명의 순례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사진: 민 득(Minh Đức)

옌뜨의뿌리로부터 이어져 살아있는 유산

11세기에서 14세기에 걸쳐 형성된 죽럼 불교는 당시 쩐(Trần) 왕조의 왕들과 지식인층에 의해 민족을 결속하는 이데올로기로 창조되었다. 옌뜨 산맥에서 태동한 이 선종 파벌은 불교의 정수와 토착 신앙을 결합하여 조화, 관용,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삶의 철학을 정립했다.

서(西) 옌뜨 영적·생태 관광지(박닌성)는 2014년에 착공되어 2019년에 1단계 운영에 들어갔다. 이곳은 도보 순례를 통해 영적 관광 투어 여정의 종착지이다. 사진: 비엣 훙(Việt Hùng)/베트남통신사
 

이 유산의 세계적 의의를 강조하며 조나단 베이커(Jonathan Baker) 주베트남 유네스코 대표는  “본 유적군은 베트남만의 독창적인 선종 전통인 죽럼 불교의 탄생과 영속적인 유산 전승을 보여주는 특별한 증거입니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흔적이 아니라, 영적 삶과 문화적 연속성의 생동감 넘치는 중심지로서 현존하는 ‘살아있는 유산’입니다”라고 확언했다.

옌뜨에 위치한 불황 쩐년동(Trần Nhân Tông)대불상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통주물 청동상으로 2013년에 개안되었으며 해발 912m에 위치해 있다. 높이 15m, 무게 138톤이 넘는 이 불상은 죽람 선종의 창시자인 쩐년동 왕이 석단 위에서 가부좌를 틀고 명상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사진: 민 득(Minh Đức)
죽럼파 불자들이 옌뜨 화옌(Hoa Yên) 사찰의 보탑에서 법회를 봉행하고 있다. 사진: 통 티엔(Thông Thiện)/베트남 픽토리알

실제로 옌뜨(Yên Tử), 빈응히엠(Vĩnh Nghiêm) 사찰, 꼰선 - 끼엡박(Côn Sơn - Kiếp Bạc) 등의 유적지에서는 순례, 축제, 종교 의례가 여러 세대에 걸쳐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연속성이야말로 과거가 박제되지 않고 현재의 삶 속에 살아 숨 쉬게 하는 ‘살아있는 유산’의 면모를 완성한다.

연속된 공간과 세계적 가치

박닌(Bắc Ninh), 하이퐁(Hải Phòng) 등 3개 지방자치단체에 걸쳐 펼쳐진 12개의 유적지로 구성된 연속 유산이다. 각 유적지는 전체의 한 조각으로서 죽럼 불교의 형성, 발전, 그리고 확산 과정을 온전히 투영하고 있다.

빈응히엠 사찰은 현재 3,050점의 목판을 소장하고 있다. 정교한 기술로 한자와 쯔놈(Chữ Nôm)이 각인된 이 목판들은 불교 경전과 죽람 선종의 발전상뿐만 아니라, 수 세기에 걸친 의학, 문학, 사회적 삶에 대한 지식을 담고 있다. 사진: 단 람(Danh Lam)/베트남통신사
 

이 유산이 지닌 탁월한 보편적 가치는 지리적 공간, 종교적 신앙, 그리고 정치 권력 간의 유기적 상호작용에 있다. 옌뜨 산맥이 발원지 역할을 했다면, 쩐 왕조(1225~1400)는 이를 구축한 주체였고, 죽럼 불교는 사회적 삶을 형성하고 연결하는 매개체였다. 이러한 결합은 국가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자주독립을 수호하기 위해 공동체의 역량을 결집하는 데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 평화와 협력의 가치를 전파했다.

박닌(Bắc Ninh)성에 위치한 빈응히엠 사찰의 불상. 사진: 단 람(Danh Lam)/베트남통신사
빈응히엠 사찰은 곡선형 처마와 특유의 외관을 지닌 전통적인 사탑 건축 양식으로 지어졌다. 이 유서 깊은 사찰은 베트남 불교의 '대지명람고사(大之名藍古寺: 이름난 큰 고찰)'로 꼽힌다. 사진: 단 람(Danh Lam)/베트남통신사

또한, 유적지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관계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이기도 한다. 숲속에 은둔한 사찰들, 산을 관통하는 순례길, 그리고 수 세기 동안 이어져 온 지속 가능한 자원 활용 방식은 자연이 영적 삶의 일부가 되는 독특한 문화경관을 만들어냈다.

국가 지정 특별유적지인 꼰선 - 끼엡박(Côn Sơn - Kiếp Bạc)은 민족 영웅인 쩐흥다오(Trần Hưng Đạo), 응웬짜이(Nguyễn Trãi)를 비롯해 쩐응웬단(Trần Nguyên Đán), 후옌꽝(Huyền Quang)과 같은 명현들의 발취가 서린 유명한 문화·영적 유적군이다. 중심이 되는 곳은 14세기에 건립된 꼰선 사찰과 13세기에 건립된 끼엡박 사당으로, 부처를 모시는 신성한 곳이다. 사진: 민 득(Minh Đức)
2014-2015년에 진행된 고고학 발굴 조사를 통해 꼰선 사찰 내 구품연화(Cửu Phẩm Liên Hoa) 탑의 옛 기단부가 발견되었다. 사진: 민 득(Minh Đức)
주베트남 외교사절단 및 국제기구 대표단이 꼰선 - 끼엡박 유적지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 딘 마인 뚜(Đinh Mạnh Tú)/베트남통신사

유산의 완전성과 진정성 역시 엄격한 보호 체계를 통해 확보되었다. 건축물들은 본래의 위치와 기능, 수많은 원형적 요소를 유지하고 있으며, 신앙 실천과 축제 역시 중단 없이 전승되고 있다. 지자체 간의 광역적 공동 관리 협력 또한 국제적 표준에 부합하는 효과적인 모델로 평가받는다.

옌뜨 - 빈응히엠 - 꼰선, 끼엡박 유적지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발현하는 것은 단순히 유적을 보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혜, 조화, 책임으로 대변되는 죽럼 정신을 널리 알리는 일이다. 세계가 여러 도전에 직면한 현 상황에서 이러한 가치들은 더욱 유의미해지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동력으로서 문화의 역할을 확고히 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2025년 7월 6일~16일)에서 의장인 불가리아의 니콜라이 네노프(Nikolay Nenov) 교수가 의사봉을 두드리며 ‘옌뜨, 빈응히엠, 꼰선-끼엡박 유적 및 명승지’을 세계문화유산으로 공식 인정했다. 사진: 응웬 투 하(Nguyễn Thu Hà)/베트남통신사
2025년 8월 17일 저녁, 꽝닌(Quảng Ninh)성 옌뜨 역사 및 명승 유적지에서 ‘옌뜨, 빈응히엠. 꼰선-끼엡박 세계문화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 선포식이 거행되었다. 사진: 탄 반(Thanh Vân)/베트남통신사  

민족의 영적 공간에서 출발한 이 유산은 오늘날 베트남과 세계를 잇는 교량이 되었으며, 시공을 초월한 가치가 지속적으로 깨어나 세계로 확산되는 장이 되고 있다./.

기사: 비엣 끄엉(Việt Cường)/베트남픽토리알

사진: 통티엔(Thông Thiện)/베트남픽토리알, 민득(Minh Đức)/베트남통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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