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옛거리에서 전통 목도장의 혼을 지키다
하노이 구시가지의 분주한 일상 한가운데, 항꾸엇(Hàng Quạt) 거리에 자리한 푹러이(Phúc Lợi) 목도장제작 공방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한 공간으로 남아 있다. 세월의 흔적이 배어 있는 작은 작업실에서는 오늘도 끌과 조각칼 소리가 규칙적으로 울려 퍼지며, 현대 사회에서 점차 자취를 감춰가는 전통 수공예의 숨결을 이어가고 있다.
목도장 제작공방의 주인은 40여 년 동안 전통 목도장 제작에 헌신해 온 팜응옥또안(Phạm Ngọc Toàn) 장인이다. 많은 이들이 알지 못하지만, 그는 가업을 잇기 전 교사로 재직했던 이력이 있다. 그러나 전통 공예에 대한 깊은 애정은 결국 그를 교단에서 내려오게 했고, 어린 시절부터 익숙했던 조각칼과 끌, 그리고 나무와 함께하는 삶으로 다시 돌아오게 만들었다.
또안 (Toàn)장인에 따르면, 목도장 제작 기술은 할아버지에서 아버지로, 다시 자신에게 이어져 내려온 가문의 유산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갓 다듬은 나무 향기와 섬세한 손조각 작업 속에서 성장했으며,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이 일이 몸과 삶의 일부가 되었다”고 회상한다.

도장 제작 과정 가운데 가장 많은 시간과 정교함이 요구되는 단계는 바로 조각 작업이다. 장인은 작은 조각 도구를 사용해 목재 표면에 하나하나 문양과 글자를 새겨 넣는다. 단순한 도장은 15~20분이면 완성되지만, 복잡한 주문 제작품은 일주일 이상이 소요되기도 한다.
푹러이(Phúc Lợi) 도장 제작공방은 단순한 작업장이 아니라, 옛 장인정신과 전통 기술의 기억을 간직한 문화 공간이기도 하다. 매일 국내외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아 수작업으로 도장이 완성되는 과정을 직접 지켜보거나, 베트남의 문화적 정취를 담은 특별한 기념품으로 목도장을 구매하고 있다.
급속한 도시화의 흐름 속에서 한때 목도장 제작은 사라질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그러나 또안 장인과 같은 장인들의 끈기와 장인정신 덕분에 작은 목도장은 오늘도 하노이 구시가지의 문화와 기억을 담아 국내외 사람들에게 전하며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기자: 카잉 롱(Khánh Long)/ 베트남픽토리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