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딘 광장에서의 숭고한 감정
수천 년 역사의 수도 하노이 중심부에 위치한 바딘(Ba Đình)광장은 베트남민주공화국(현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이 탄생한 순간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역사적인 가을이라는 순간에, 건국 80주년의 흔적이 깊게 새겨진 이 '붉은 주소(역사적 장소)'로 돌아온 사람들의 마음은 다시금 숭고한 감동으로 물든다.
화려한 깃발과 꽃으로 장식된 바딘(Ba Đình)광장에서 필자는 올해 96세가 된 하노이 떠이호(Tây Hồ) 출신의 노병 판민띠엔(Phan Minh Tiến)을 만났다. 올여름 그는 병상에서만 지냈지만, 초가을이 되자 갑자기 건강이 회복되었다. 시원한 날씨를 틈타 그는 자손들에게 바딘 광장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걸음은 느리고 눈은 침침했지만, 그는 1945년 9월 2일의 숭고한 순간을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호찌민 주석이 바딘 광장에서 독립선언문을 낭독하며 베트남 민주공화국(현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이 탄생했다.
"그해 가을, 저는 16살이었어요. 폭포수처럼 바딘 광장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인파와 함께였죠. 저는 연단에서 꽤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호 아저씨(Bác Hồ, 호찌민 주석)가 독립선언문을 낭독하는 모습을 아주 잘 볼 수 있었어요.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평등하다'는 독립선언문의 첫 구절은 지금도 제 마음속에 생생히 울려 퍼집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판민띠엔 씨의 아들인 판다이홍(Phan Đại Hồng)씨는 "아버지는 호 아저씨의 독립선언문을 듣는 순간부터 혁명과 민족 해방 투쟁의 흐름에 동참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조국 수호 군대와 함께 동북부와 서북부의 여러 전장을 누볐고, 디엔비엔푸(Điện Biên Phủ)전투에도 참여했으며, 1954년에는 영웅적인 군대와 함께 수도 하노이를 접수했다.
필자는 바딘 광장에서 호찌민 주석 묘소를 참배하고 보고를 드리기 전에, 박닌(Bắc Ninh)의 비엣럽(Việt Lập) 초등학교 4학년인 학생 지엡안(Diệp Anh)이 시인 비엔프엉(Viễn Phương)의 "매일 태양이 묘소 위를 지나가고, 묘소 안에는 붉은 태양이 하나 있네, 매일 그리움 가득한 사람들이 흘러가네..."라는 시 구절을 낭독하는 모습을 잊을 수 없었다. 이 학생은 “호 아저씨에 대한 시나 노래를 정말 많이 들었어요. 우리 학교가 호 아저씨 묘소 견학을 주선해줘서 정말 다행이에요. 저는 '...오대양 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영광의 단상으로 나아가리라'는 호 아저씨의 염원에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배우고 수양하겠습니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필자는 호찌민시에 사는 사진작가 친구 팜쫑히엡(Phạm Trọng Hiệp)을 바딘 광장으로 데려온 것이 벌써 열 번도 넘었다. 팜쫑히엡은 사진작가 쩐 람(Trần Lam)의 "묘소에서 빛나는 태양"이라는 사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는 거실에 크게 인쇄해서 걸어두고 친구들에게 선물할 만한 그런 작품을 만들기를 열망한다. 팜 쫑 히엡 사진작가는 "국기 게양식 때 '호 아저씨는 여전히 우리와 함께 행군하시네'라는 노래를 배경으로 바딘 광장에서 카메라를 들 때마다, 말로 다할 수 없는 자부심을 느낍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다가오는 8월 혁명 및 9월 2일 국경일 80주년 기념 퍼레이드라는 역사적 순간을 함께 목격하기 위해 필자와 함께 하노이로 날아올 채비를 하고 있다./.
글: 공닷(Công Đạt) 및 민투, 사진: 공닷 및 타잉장(Thanh Giang)/베트남픽토리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