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렝(Mã Pì Lèng)고개의 구름 낀 계절

마피렝(Mã Pì Lèng)고개의 구름 낀 계절

 마피렝(Mã Pì Lèng) 고개정상에서 부채꼴 모양의 햇살이 구름을 뚫고 뇨꿰(Nho Quế)강을 비추는 환상적인 순간. 사진:응웬 탕(Nguyễn Thắng)/베트남 픽토리알 

2011년 봄, 동반(Đồng Văn)지역 공안인 소위 꽁(Công)이 오토바이로 우리를 마삐랭 고개 정상으로 두 번 데려갔다. 북쪽 관문인 이곳의 "최고의 웅장함"을 감상하려 했지만, 인연이 닿지 않았는지 두 번 모두 고개는 짙은 안개에 휩싸여 있었다. 소위 꽁(Công)씨는 서북 지역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마삐랭 고개 정상처럼 짙은 안개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몽족이 동반 시장에서 멘 멘(mèn mén)을 자르듯 손으로 안개를 덩어리째 잘라낼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마피렝 고개 중턱에 있는 몽족 마을.  사진: 황하(Hoàng Hà)/베트남 픽토리알 

또 다른 해, 아마 2014년이나 2015년쯤이 었을때 우리는 "물의 왕" 타오 미 장(Thào Mí Giàng)을 따라 샘물을 찾기 위해 봄철 마피렝(Mã Pì Lèng) 고개 정상에 올랐다. "물의 왕"은 동반(Đồng Văn)지역 몽족 공동체가 타오 미 장(Thào Mí Giàng)씨에게 붙여준 별명으로, 마피렝(Mã Pì Lèng) 고개 주변에서 주민들의 생활에 필요한 샘물을 찾는 비범한 재능을 가졌기 때문이다. 바람이 휘몰아치고 짙은 구름에 휩싸인 고개 정상에 서서 "물의 왕" 타오 미 장은 비결 같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저 마피렝(Mã Pì Lèng) 고개 정상에 올라 구름의 움직임을 관찰하다가 구름이 특정 계곡으로 몰려드는 것을 보면, 그 구름이 바위에 달라붙어 물방울이 맺힐 것이 확실하다고 했다. 그는 그저 주민들에게 다다이매어 (đá tai mèo. 고양이의 귀처럼 이상하게 생긴 돌)  바위의 틈새에서 물을 파내라고 알려주기만 하면 된다. "물의 왕" 타오 미 장의 진솔한 이야기는 막 반 쭝(Mạc Văn Chung) 감독에 의해 다큐멘터리 영화 "따 룽(Tà Lùng) 고개 위의 노래"로 제작되어 국내외 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받았다. 

마피렝 고개 중턱의 몽족 마을로 내려앉는 구름.  사진: 쩐 효(Trần Hiếu/ 베트남 픽토리알 


 마피렝(Mã Pì Lèng) 고개(몽족어로"말의 콧등"이라는 뜻)는 서북 산악 지역의"고개들의 왕"으로 불리며, 약20km의 험난한 고갯길이 이어진다. 고개 정상의 높이는 약1,200~1,400m로, 매오박(Mèo Vạc)지역의 빠 비(Pả Vì)와 빠이 룽(Pải Lủng) 면, 그리고 동반 (Đồng Văn)지역의 따 룽(Tả Lủng) 면에 걸쳐 있다. 마피렝정상에서는 동반(Đồng Văn) 카르스트 고원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한쪽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 다른 한쪽은 비취색 물이 흐르는 뇨꿰(Nho Quế)강 깊은 계곡이 어우러져 웅장한 산악 풍경을 이룬다.

 

마피렝 고개에서 들려오는 몽족의 피리 소리.  사진:황하이(Hoàng Hà)/베트남 픽토리알 

또 다른 때인 2017년, 우리가 한 국제기구의 전문가로 "카메라로 몽족 아이들의 삶 감각 높이기"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였다. 우리는 매오박(Mèo Vạc)면의 학생 30명을 선발하여 자동 카메라를 주고 자신들의 삶 주변을 찍어달라고 요청했다. 놀랍게도 타오 미 숭(Thào Mý Sùng)이라는 어린아이가 마피렝(Mã Pì Lèng)고개 위를 떠다니는 구름 사진을 가져왔다. 왜 이 사진을 찍었냐고 묻자 타오 미 숭(Thào Mý Sùng)씨는 자기 고향이 아름다워서 마피렝 고개 위를 떠다니는 구름을 여러 번 보았지만 카메라가 없어 찍지 못했다고 했다.  이번에는 새벽 일찍 고개 정상에 올라 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음 날 아침, 우리도 새벽 5시부터 고개 정상에서 기다렸지만, 이전처럼 실패했다. 고개는 짙은 안개로 덮여 있었고, 몽족이 화전을 일구기시작하면서 옥수수 연기 냄새만 희미하게 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운이 좋았다. 우리는 새벽 5시에 로로 짜이(Lô Lô Chải) 마을에서 40km를 급히 이동하여 마피렝(Mã Pì Lèng) 고개 정상에 도착하자, 그 웅장한 곳에서 환상적인 풍경을 만났다. 투산(Tu Sản) 협곡에서 흘러나온 구름이 뇨꿰(Nho Quế)강을 따라 매오박(Mèo Vạc)지역 쪽으로 기어가며 고개를 가로지르는 하얀 비단처럼 보였다. 구름이 옅어지고 해가 뜨자, 부채꼴 모양의 햇살이 구름을 뚫고 고개를 가로질러 비추면서 웅장한 풍경을 만들어냈다.
 

이 환상적인 풍경을 한 번이라도 볼 수 있다면, 석회암 고원에서 14년간 방황한 노고는 아무것도 아니다../.

기사: 통티엔 Thông Thiện 

사진: 응웬 탕(Nguyễn Thắng), 황하(Hoàng Hà), 쩐 효(Trần Hiếu), 통티엔(Thông Thiện)/ 베트남 픽토리알

번역: 레홍(Lê Hồ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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