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고품질 FDI 유치 중심지로 부상
산업 생산공장부터 연구개발(R&D) 및 첨단기술센터에 이르기까지 하노이가 기술집약도와 부가가치가 높은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하기 위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첨단기술 중심의 새로운 생태계 구축
하노이가 외국인 투자 유치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과거에는 입지와 부지, 풍부한 노동력 등이 하노이의 FDI 유치를 이끄는 주요 강점이었다면, 이제는 기술과 혁신, 고급 인력, 지속가능한 발전을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2026년 6월 열린 ‘하노이 수도 100년 비전 도시계획 발표 및 투자유치 콘퍼런스’에서 하노이시는 국내 투자사업 138건에 대한 투자 방침을 승인했으며, 총 투자 규모는 약 3,500조~3,600조 동에 달했다. 이와 함께 약 32억 달러 규모의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했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분명한 투자 유치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단순히 자본을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노이와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갈 수 있는 투자자를 선별해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부 다이 탕(Vũ Đại Thắng) 하노이시 당위원회 부서기 겸 인민위원회 위원장은 하노이가 새로운 성장 기반과 동력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투명하고 안정적이며 기업 친화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6년 6월 현재 하노이에는 9,200개가 넘는 유효 FDI 프로젝트가 있으며, 총 등록 투자액은 746억 달러를 넘어섰다. 하노이시는 제조업뿐 아니라 첨단기술, 반도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차세대 산업단지, 스마트 물류, 청정에너지, 순환경제, 의료, 고품질 교육 및 대중교통 중심형 도시개발(TOD) 등 높은 부가가치와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를 중점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이는 하노이의 FDI 유치 정책이 단순한 ‘자본 유치’에서 ‘고품질 투자 선별’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국 드몽포르대학교의 르엉 뚜언 아인(Lương Tuấn Anh) 부교수는 하노이가 베트남의 정치·금융·과학기술 중심지인 동시에 고급 인력과 지식·혁신 생태계를 갖추고 있어 첨단기술과 R&D, 고부가가치 서비스 분야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약 300ha 규모의 탕롱 산업단지는 현재 외국계 FDI 기업, 특히 일본계 기업들로 입주가 완료된 상태다. 사진: 쩐 타인 장(Trần Thanh Giang)/베트남 픽토리알정책 결정기관과 금융기관, 외교기관은 물론 다수의 대기업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지역 사무소나 조정센터 설립을 추진하는 다국적 기업들에게 하노이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베트남산업단지금융연합회 회장이자 전 베트남 기획투자부 외국인투자국장인 판 흐우 탕(Phan Hữu Thắng) 박사는 하노이가 베트남을 대표하는 고품질 FDI 유치 중심지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으며, 역내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신뢰 역시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본 스미토모상사는 탕롱 산업단지에 진출한 이후 오랜 기간 하노이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엔비디아(NVIDIA) 역시 단순한 사업 활동을 넘어 인프라와 플랫폼 모델, 인력 양성, 대규모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하노이의 AI 생태계 구축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제 투자자들이 하노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노이는 이제 단순히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투자처를 넘어 인재를 확보하고 기술을 개발하며 R&D를 수행하고 공급망을 구축하는 동시에 고부가가치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탕롱-호아락, 제조업에서 첨단기술로
이러한 변화는 하노이의 대표적인 산업·기술 개발 거점인 탕롱 산업단지와 호아락 첨단기술단지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탕롱은 산업도시 하노이의 성장 과정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수년 전부터 이곳에는 전기·전자, 부품, 정밀기계, 자동차, 오토바이 및 지원산업 분야의 주요 기업들이 입주해 왔다. 캐논, 파나소닉, 야마하 모터, 덴소, TOTO, 미쓰비시, 도시바, 스미토모, 몰렉스, 엔케이, FCC 등 글로벌 기업들이 대규모 생산 생태계를 형성하면서 하노이를 국제 공급망과 연결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탕롱은 단순한 생산기지에 머물지 않는다. 이곳에 진출한 다수의 FDI 기업들은 인력 양성과 기술 이전, 연구개발, 혁신센터 구축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 프로젝트의 가치는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뿐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 축적되는 지식과 기술, 기업의 역량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다.
파나소닉이 대표적인 사례다. 약 7,00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파나소닉은 현재 4개 생산법인과 1개 R&D 법인, 연구개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는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하고 수출도 확대하고 있다. 2026년에는 HVAC 혁신센터(HVAC Innovation Center)를 가동하고, 탕롱 산업단지 내 공장 확장사업에도 착공했다.
파나소닉 베트남의 다카 후지노(Taka Fujino) 사장은 하노이 소비자들이 품질과 실질적인 가치를 중시하고 이를 위해 기꺼이 투자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소비시장 역시 기술집약도와 부가가치가 높은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를 유치하는 하노이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스미토모중공업 베트남(SHIV)의 사례는 한 생산공장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20여 년 전 스미토모중공업(Sumitomo Heavy Industries)은 안정적인 투자환경과 젊은 노동력, 경쟁력 있는 생산비용을 찾아 하노이에 진출했다. 그러나 히로우미 하마지마(Hiroumi Hamajima) 사장은 현재의 하노이 공장은 더 이상 저비용 생산기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첨단기술과 자동화, 로봇, 디지털 전환, 데이터 추적 시스템 등이 생산현장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기술 투자와 인력 양성을 병행한 SHIV는 이제 그룹의 글로벌 공급망에서 전략적 생산 및 공급 거점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으며, 국제 공급망 다변화 추세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탕롱이 기존 제조업의 고도화 과정을 보여준다면, 호아락은 하노이가 지향하는 미래 기술산업의 모습을 보여준다.
호아락 첨단기술단지에서는 생산과 연구, 교육, 혁신이 하나의 공간에서 유기적으로 연계되고 있다.
현재까지 호아락에는 115개 프로젝트가 유치됐으며, 이 가운데 FDI 프로젝트는 16개로 총 등록 투자액이 5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들 프로젝트를 통해 약 2만5,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특히 일본의 5개 프로젝트는 총 투자액이 2억7,000만 달러를 넘어섰으며 자동차 기술, 전자, 정밀부품, 전기모터 등의 분야에 집중돼 있다.
하노이 첨단기술단지 및 산업단지 관리위원회 부위원장 부 꾸옥 후이(Vũ Quốc Huy)는 호아락이 기술개발 분야에서 베트남과 일본 간 협력을 확대하는 거점으로 발전하는 한편, R&D센터를 유치하고 공동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호아락은 자율주행차와 무인항공기, 서비스 로봇, 스마트 전력망, 사물인터넷(IoT), 디지털 트윈, 자동화 물류, 친환경 도시 등 새로운 기술을 실증할 수 있는 통제된 테스트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탕롱에서 호아락으로 이어지는 변화는 하노이의 FDI가 어떻게 고도화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탕롱이 수십 년에 걸쳐 구축된 제조업 기반이라면, 호아락은 미래 산업과 첨단기술 분야를 위한 새로운 공간을 열어가고 있다. 이 두 거점 사이에서는 기술과 인력, 연구개발, 혁신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하노이가 FDI의 질을 높이는 방식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가로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제 자본을 기술 역량 강화와 인력 양성, 베트남 기업의 자체 역량 확대를 위한 성장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하노이는 베트남과 역내를 대표하는 고품질 FDI 중심지로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국제 투자자들이 단순한 생산거점을 넘어 연구와 혁신,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산업 생태계를 찾을 수 있는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기사: 빅 반(Bích Vân),하 아인(Hà Anh), 응웬 뜨어이(Nguyễn Tươi) - 사진: 쩐 타인 장(Trần Thanh Giang), 꽁 닷(Công Đạt)/베트남 픽토리알 및 협력 취재진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