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끄엉 프랭클린, 고향의 맛을 전하기 위해 돌아오다

피터 끄엉 프랭클린, 고향의 맛을 전하기 위해 돌아오다

세계적인 미식의 수도들을 거친 피터 끄엉 프랭클린(Peter Cường Franklin) 셰프가 베트남으로 돌아온 것은 단순히 레스토랑을 열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는 '맛의 언어'로 고향의 이야기를 다시 풀어내고자 했다. 그에게 전통 음식은 저마다의 추억과 정체성을 담고 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미식 무대에서도 충분히 빛날 수 있는 유산이다.

2023년 첫 미슐랭 1스타 인증서를 들고 있는 피터 끄엉 프랭클린(Peter Cường Franklin)셰프. (사진: 인물 제공)

럼동(Lâm Đồng)성 다랏(Đà Lạt)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성장한 그는 뉴욕, 런던, 홍콩, 방콕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살며 활동하며 다문화적 기반을 쌓았다. 미국 예일 대학교에서 금융학을 전공한 뒤 프랑스 르 코르동 블루(Le Cordon Bleu)에서 요리 예술을 배운 그는, 남들이 걷는 익숙한 길을 떠나 요리에 대한 열정을 좇고 미식을 통해 베트남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 나섰다.

2017년, 피터 끄엉 프랭클린은 호찌민시로 돌아와 똔땃담(Tôn Thất Đạm) 재래시장 구석의 오래된 건물에서 꿈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탄생한 레스토랑 '안안 사이공(Ănăn Saigon)'은 현대적인 요리 기법과 베트남의 정겨운 추억이 만나는 공간이 되었다.

피터 끄엉 프랭클린 철학은 차별화를 위한 억지스러운 변화가 아닌, 전통 음식을 더욱 정교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있다.

젊은 셰프들을 정성껏 지도하고 있는 피터 끄엉 프랭클린 셰프. (사진: 인물 제공)
레스토랑 '안안 사이공'에서 전통 음식을 보다 세련된 방식으로 재해석해 선보이는 피터 끄엉 프랭클린 셰프. (사진: 인물제공)

피터 끄엉 프랭클린의 철학은 차별화를 위한 억지스러운 변화가 아닌, 전통 음식을 더욱 정교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데 있다. 그는 여러 문화권에서 살아온 경험 덕분에 베트남 문화를 내부자의 시선이자 외부 관찰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dual perspective(두 개의 시선)'를 갖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거리감은 그로 하여금 익숙한 음식들을 호기심과 존중의 마음으로 되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었다.

안안 사이공에서는 띳코(Thịt kho, 돼지고기장조림), 껌헨(Cơm hến, 재첩비빔밥), 바인미(Bánh mì), 까마우(Cà Mau) 게 요리 등 평범하고 소박했던 음식들이 현대적 기법으로 재탄생한다. 그러면서도 본연의 영혼은 그대로 유지한다. 각 요리는 단순히 미각적 즐거움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베트남의 풍토와 사람, 그리고 추억을 담아낸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피터 끄엉 프랭클린 셰프의 스타일로 재해석된 베트남 전통 요리들. (사진: 응웬 루언 및 인물제공)
 

이러한 끊임없는 노력 결실을 맺어, 안안 사이공은 2023년 호찌민시 최초로 미슐랭 1스타를 획득했으며 이후로도 그 위상을 확고히 유지해 오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지난 2026년 6월 하노이에서 열린 '미슐랭 가이드 베트남 2026' 시상식에서도 다시 한번 입증되었다. 안안 사이공이 베트남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명단에 다시금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는 레스토랑의 일관된 품질과 창의성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지역 미식 지형에서 피터 끄엉 프랭클린 셰프의 입지가 한층 더 견고해졌음을 입증한다.

'팟오퍼 2.0' 레스토랑에서 고객들과 소통하고 있는 피터 끄엉 프랭클린 셰프. (사진: 인물 제공)
피터 끄엉 프랭클린 셰프의 '안안 사이공'을 찾아 성황을 이루는 외국인 손님들. (사진: 인물 제공)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그는 전통 쌀국수(Phở)를 현대 요리 기법과의 대화 도구로 삼은 '팟오퍼 2.0(Pot Au Phở 2.0)'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베트남 미식 탐구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단 14석에 불과한 이 공간에서 미식가들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베트남 문화의 깊이와 정신을 간직한 채 정교한 요리 예술로 재해석된 쌀국수를 경험하게 된다. 올해 그의 가장 중요한 개인 프로젝트로 꼽히는 '팟오퍼 2.0'은 전통 쌀국수를 해체·재구성하여 상징적인 베트남 음식을 현대적 창의성으로 파인 다이닝(Fine Dining)의 영역에 올려놓고자 하는 그의 열망을 보여준다.

세계적인 성취를 이루었음에도 그의 창의적 영감은 길거리 커피 한 잔, 오래된 시장 골목 산책, 혹은 전국을 여행하며 맛본 향토 음식처럼 매우 소소하고 일상적인 것들에서 나온다.

레스토랑 '안안 사이공'의 젊은 직원들과 함께한 피터 끄엉 프랭클린 셰프. (사진: 인물 제공)

피터 끄엉 프랭클린 셰프는 "제가 돌아온 것은 향수에 젖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고향을 재발견하고, 베트남 음식은 맛으로만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요리에 깊은 문화적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돌아왔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

글: 선 응이아(Sơn Nghĩa) - 사진: 응웬 루언(Nguyễn Luân)/베트남픽토리알 및 인물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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