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에(Huế)시는 비가 내릴 때면 참 슬퍼 보인다. 하늘, 거리, 나무 등 모든 곳에 빗물이 흐르며 흠뻑젖는다. 밖에 나갈 생각 없었던 나지만 비옷을 입고 오토바이를 타며 쯔엉티엔(Trường Tiền)다리를 건너서 디엔비엔푸(Điện Biên Phủ)거리로 나가 오른쪽으로 가서 레응오갓(Lê Ngô Cát)거리에 온 다음에 뜨득왕의 무덤(Tự Đức, 嗣德陵)으로 향한다. 계속 길을 가면서 오른막을 몇 번 올라가고 넓은 정원 몇 곳을 지나 튀쑤언(Thủy Xuân)마을에 도착하였다.
본래 고요한 동네이긴 하지만 비가 와서 그런지 거리에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 더 고독해 보인다. 길을 어떻게 가는건지 물어보려 했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나무조각을 깎는 소리와 목탁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주변을 살펴보니 짙은 녹색의 정원 속에 목탁을 제작하는 작은 공장이 보인다. 공장 쪽으로 들어가보니 목탁을 열심히 깎고 있는 공예작가 4-5명이 보였다. 물어보니 후에시에서 3대가 목탁을 제작하고 있으며 이곳이 그 유명한 팜응옥즈(Phạm Ngọc Dư)공예작가의 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후에에서 자란 잭과일 나무의 목재는 목탁을 제작하기에 제일 걸맞는 목재다 사진: 타잉화(Thanh Hòa)
팜응옥득(Phạm Ngọc Đức, 팜응옥즈 제작자의 손자)제작자는 숲에 있는 나무를 자를 때 쓰는 톱으로 톱질한다. 사진: 타잉 화(Thanh Hòa)
설날 전 주문이 많아져서 공장 안과 현관 밖의 제작자들은 작업에 열중하고 있고 어디를 봐도 공구, 대팻밥들이 바닥에 펼쳐져 있다. 제작자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관리자와 인사를 나눈 후에 제작자들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보면 볼수록 처음 직접 보게 된 이 공예에 대해 재미있는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팜응옥즈 할아버지의 손자인 팜응옥푹(Phạm Ngọc Phúc, 30세)씨는 ‘튀쑤언에서 이 공예가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 집안에는 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 전승하고 아버지는 우리 형제 3명과 주변 친척분들과 함께 하고 있다. 이 공예는 참 이상한 게 더 넓게 알려지지 못 하고 형제끼리나 주변 친척들이 함께 한다.’ 라고 밝혔다.
목탁 제작 일을 통해 부자가 된 분은 없었지만 가난한 분도 없다. 후에는 불교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지역인데다가 집집마다 부처님을 모시는 제단이 있기 때문에 목탁 제작자들은 대우를 받고 있다. 현재 튀쑤언 목탁 공예는 전국으로 알려지게 되면서 북부에서 남부까지 수 많은 사원들로 부터 주문을 받는다. 가끔 불교 나라인 라우스, 태국, 캄보디아, 중국, 일본, 한국 등으로 수출하기도 한다. 그리고 해외 멀리서 거주하고 있는 베트남인들에게도 주문을 받는다.
목탁제작 공예는 볼 때는 쉬워 보여도 사실은 어렵다. 왜냐하면 개인적인 전문 비결이 있다. 목재를 고를 때부터 특히하다. 수 많은 목재 중에 목탁을 제작하기 잘 맞은 목재로는 잭과일 나무의 목재만한 것이 없다. 잭과일 나무의 목재로 만든 목탁의 소리가 가장 좋고 특유의 노란 색깔은 불교의 색과 가장 잘 맞다는 말이다.
모양이 예쁘고 소리가 잘 나는 목탁을 제작하기 위해 제작자들은 목재를 선정하는 과정부터 기본모형을 깎고 무늬를 새기고 페인트를 칠을 하고 나서 가장 중요한 소리조정 부분을 깎는 과정까지 여러 과정을 거쳐야 완성된다. 유명한 브랜드나 제작자에게는 각각의 비결이 있는 것이다.
팜응옥푹(Phạm Ngọc Phúc)제작자는 ‘목탁을 제작하는 교재는 따로 없고 모든 비결은 제작자의 솜씨와 경험에서 비롯된다. 소리조정 부분을 깎기 위해서 제작자들이 모양을 홈통처럼 만든 후 길이 1미터 정도의 송곳으로 목재의 깊의 깊은 곳으로 조금씩 조금씩 톱질 해 나간다. 목탁안이 정확히 보이지 않는 채로 톱질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제작자의 솜씨와 경험이 제일 중요하다. 제작자는 음성과 자신의 감각으로 깊이, 굵기, 목재의 강도를 판단해서 조정하고 정확하게 톱질한다. 기준이나 원본이 없지만 모든 과정이 정확하고 완벽하게 해야한다. 톱질의 깊이를 너무 깊게 파면 소리가 나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너무 얇게 파면 듣기 안 좋은 소리가 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목탁을 톱질하는 기술은 아주 복잡하기 때문에 능력있는 제작자는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다. 현재CNC기계로 목탁을 제작하는 공장이 많기 때문에 빠르게 또 예쁘게 만들 수는 있지만 소리조정 부분은 기계로 제작할 수 없기 때문에 팜응옥즈 할아버지 집으로 보내 제일 어려운 과정을 맡긴다. 목탁은 모양이 아무리 예쁘더라도 소리가 잘 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목탁을 제작하는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리기 위해 푹 제작자는 우리를 자신의 집에 있는 부 처제단으로 데리고 가서 최근에 완성 된 목탁을 두드리게 하였다. 이 오묘한 소리와 비 내리는 소리가 섞인 소리를 다시 듣게 되었다. 처음에는 쓸쓸하며 슬픔이 느껴졌던 이 소리가 이내 평안함을 들려주는 이 소리로 바뀌며 후에(Huế)의 조용한 공예마을이 아직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되새겨 주며 후에(Huế)시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기억하게 만들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