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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4강 수준 파트너로 인식해야" 하노이서 한-베 미래포럼

1992년 수교 이후 경제·사회 분야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한 한-베트남 협력관계를 한반도 주변 4강 수준의 전략적 파트너로 격상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이시형) 주최로 21일 베트남 하노이의 베트남사회과학원에서 열린 '제3차 한-베트남 미래포럼'의 기조 발제자로 나선 임홍재 전 베트남 주재 대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국의 베트남 투자액은 500억 달러가 넘어 최대 투자국이 됐고 제3위의 수출국으로 연간 무역규모가 450억 달러를 넘고 있다"며 "양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이 커지고 있으므로 발전지향적으로 서로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양국은 수교 이후 정상급 교류만 20회에 이르며 한국의 베트남 공적개발원조는 16억4천만 달러에 달한다. 6만 명의 다문화 여성을 포함해 14만여 명의 베트남인이 한국에 거주하며 비슷한 규모의 한국인이 베트남에 진출했다. 2009년에는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격상했다.

임 전 대사는 "수교 25년을 맞아 공동 번영의 새로운 25년을 구축하려면 한국이 베트남을 4강 외교 수준으로 중시하고 베트남도 한국을 아세안 국가 수준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 방법으로 북핵 문제와 해결을 위한 인식 공유, 2016년 발효된 한-베 FTA의 철저한 이행, 양국 간 거시경제 협력, 민간 기업의 지속적 교류, 2015년 통합된 아세안 시장 활용에 대한 공동연구 등을 주문했다.

임 전 대사는 "상호 연관성이 커진 만큼 베트남 경제가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술이전, 부품 및 소재산업 육성, 고급인력 양성 등을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베트남의 취약 분야인 금융, 교육, 인프라 개선을 위해 한국의 발전 경험을 나누는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쩐 꾸앙 민 베트남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 소장은 "한국은 수교 이후 단기간에 가장 비약적으로 관계가 깊어진 국가"라며 "동남아시아에서 한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베트남이고 한류 영향으로 사회 전반에 한국에 대한 높은 호감도가 높아서 양국 관계는 어느 때보다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포럼에서는 양국 간 사회·문화·학술 교류를 늘려서 상호 이해를 확산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동아시아 전략 환경과 한-베 협력'을 주제로 "우리에게 당면한 안보위협이 북핵위협이듯이 베트남은 남중국해 문제에 예민하다는 것을 서로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베트남 수교 25주년 기념으로 열린 이번 포럼에 한국 측에서는 이시형 이사장,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정양석(자유한국당) 의원, 이혁 베트남 대사, 신윤환 서강대 동아연구소 소장, 구성열 연세대 명예교수 등이, 베트남 측에서는 응우옌 꾸앙 투언 베트남사회과학원 원장, 응우옌 쑤언 탕 호치민국립정치아카데미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시형 이사장은 "최근 양국은 정상회담에서 2020년까지 무역규모 1천억 달러 달성을 위해 협력하기로 발표했다"며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지속해서 포럼을 열겠다"고 밝혔다.
(서울 연합뉴스 - 강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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