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뉴스

‘광림 텍스웰비나’ 가동중단, 임금 체불 후 잠적 논란

동나이에 위치한 한국 섬유·의류업체 경영진이 현지 근로자들의 월급을 체불한 채 잠적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베트남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남부 동나이 성의 한국업체 ‘광림 텍스웰 비나(KL Texwell Vina Co.,Ltd.)’ 본사 앞에는 베트남인 근로자 수천명이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베트남 최대 명절인 ‘뗏'(Tet)을 앞두고 한국 의류기업인 ‘광림 텍스웰 비나(KL Texwell Vina Co.,Ltd.)’가 공장을 폐쇄하고 경영진이 잠적하는 일이 발생해 지난 8일부터 베트남인 근로자 수천 명이 정문 앞에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현지에 진출해 있는 봉제업 관계자는 베트남 남부 동나이 성에 있는 한국 투자기업 ‘광림 텍스웰 비나’의 대표를 비롯한 한국인 임직원들이 지난 8일 근로자 월급을 체납한 채 베트남을 떠났다고 전했다.

2015년 섬유·의류업 허가를 받은 광림비나는 약 2천여 명의 근로자에게 지난 1월 월급 137억 동(6억 6천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으며 사회보험료 175억 동(8억 4천만 원)도 체납한 것으로 동나이 성 지방정부는 파악했다.

베트남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월 6일, 보너스 지급을 약속하였으나 이행되지 않아 점심식사를 마친 근로자들 전원이 조기 귀가 파업에 들어갔다.

다음날인 7일은 출근한 뒤 다시 조업 거부에 들어갔고 근로자들은 오후에 보너스 입금을 확인한 후 귀가하였다가 8일에는 정상 출근하여 공장 가동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8일 밤, 한국인 관리자들이 사라졌다는 소문이 돌아 퇴근하였던 근로자들이 속속 공장 앞으로 모여들었고 9일 근로자들이 출근하였으나 공장 정문이 폐쇄됐다.

이 공장 근로자 응우엔 치 민 씨는 “회사 경영진들이 1월달 급여를 설 연휴 전에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아무것도 받지 못했으며, 경영진이 모두 한국으로 떠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민 씨는 이어 “우리 근로자들 중 다수가 경제적 어려움에 쳐해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한 달 500만 동(약 24만원)의 월급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 이는 매일 매일의 기본 생활비다. 경영진이 월급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월세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다른 근로자인 응우옌 티 투는 “뗏에 고향에 돌아가기 위해 이미 버스표를 예매했지만, 월급을 받지 못해 그냥 이곳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며 “회사가 이곳의 자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이곳에 남아 회사를 지켜야한다”면서 “회사의 자산 처분은 우리에게는 모든 것을 다 잃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현지 한국인 봉제 관계자는 “하청, 협력업체들에게 미지불된 액수도 상당한 것으로 드러나 점차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공장 임대료도 수개월치가 밀려 건물 사용 금지를 통보하고서야 임대료를 받을 수 있었다”며 “이런 것으로 보아 갑자기 어려워진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 전부터 자금난을 겪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봉제기업 사이에서는 이 같은 임금 분쟁이나 야반도주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질 수 있고 더불어 베트남 정부의 감독 강화로 기업활동에 애로가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동나이 성 노동부 관계자는 현재 근로자 및 지역 경찰, 유관기관들과 협조해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광림 텍스웰비나의 모기업인 광림통상(주)(대표 윤광호)이 지난 2월 21일 1차 부도를 낸데 이어 2월 26일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광림통상의 1차 부도는 회사채를 상환하지 못해 일어났으며 이로 인해 금융권(주거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이 회사채 발행을 연장 하지 않아 부도를 막지 못했다.

1989년 설립된 광림통상은 주로 니트의류를 해외공장(베트남,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필리핀, 과테말라 등 자체공장 및 협력공장 40여개 가동)에서 제작해 포에버21 등 글로벌 의류기업에 수출(OEM/ODM)해 온 벤더(Vendor)기업으로 2016년 기준 연매출은 3천2백억원에 달하며 직원 수는 본사 263명, 해외법인 11,000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베한타임즈=김태언 기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