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콩델타 지역의 삶이 점차 현대화되고 있는 가운데, 껀터(Cần Thơ)시 터이라이(Thới Lai) 지역에서는 여전히 전통 논라(nón lá·베트남 원뿔모자)를 만드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쩐티남(Trần Thị Năm·65세), 쩐티떠(Trần Thị Tơ·68세), 쩐티짜(Trần Thị Trà·72세) 세 자매는 수십 년 동안 모자 테를 엮으며 전통을 지켜온 ‘불씨를 지키는 사람들’로 불린다.
메콩델타 지역의 삶이 점차 현대화되고 있는 가운데, 껀터(Cần Thơ)시 터이라이(Thới Lai) 지역에서는 여전히 전통 논라(nón lá·베트남 원뿔모자)를 만드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쩐티남(Trần Thị Năm·65세), 쩐티떠(Trần Thị Tơ·68세), 쩐티짜(Trần Thị Trà·72세) 세 자매는 수십 년 동안 모자 테를 엮으며 전통을 지켜온 ‘불씨를 지키는 사람들’로 불린다.
터이라이(Thới Lai) 지역 여성들에게 논라 제작은 농한기 추가 수입원이 되고 있다. 사진: 투히엔(Thu Hiền)/베트남통신사
집 앞마당에 앉아 뜨거운 한낮의 햇살 아래서도, 바람이 부는 오후에도 세 자매는 모자 틀과 바늘, 마른 야자잎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이들에게 논라 제작은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어린 시절의 기억과 가족의 전통이 담긴 삶의 일부다. 남(Năm) 씨는 “우리는 16~17살 때부터 어머니에게 배워 이 일을 해왔다. 오랫동안 하다 보니 이제는 그만둘 수 없다”고 말했다.
겉보기에는 단순해 보이는 작업이지만, 실제로는 높은 수준의 섬세함과 인내심이 요구된다. 하루 종일 집중해서 작업해도 한 사람이 완성할 수 있는 모자는 하루에 한 개 정도다. 그러나 대부분은 농한기나 집안일이 없는 틈을 이용해 작업한다. 높은 수입을 보장하는 일은 아니며, 모자 한 개 가격은 약 11만 동 정도다. 그럼에도 전통을 이어갈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들에게 큰 기쁨이 되고 있다.
튼튼하고 아름다운 논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틀 제작, 테 다듬기, 잎 엮기, 바느질 등 섬세한 공정을 거쳐야 한다. 사진: 응웬 루언(Nguyễn Luân)/베트남 픽토리알
떠(Tơ )씨에 따르면 논라 제작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단계는 ‘붕반(bung vành)’ 작업이다. 이는 잎을 엮기 전에 모자 틀에 둥근 테를 고정하는 과정으로, 논라의 아름다운 원형과 균형감을 결정짓는 중요한 단계다. 좋은 잎을 고르는 일부터 일정하고 정교한 바느질까지, 세심한 손길 하나하나가 더해져야 비로소 튼튼하면서도 미적 가치까지 갖춘 논라가 완성된다.
현재 세 자매의 논라 제품은 대부분 상인들의 주문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다. 지역 원로들에 따르면 이 전통 기술은 70년 이상 이어져 왔으며, 현재는 36가구 이상이 참여하는 논라 제작 직업조합도 결성돼 운영되고 있다. 이 조합은 단순히 장인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넘어 지역의 중·장년 여성들에게 안정적인 생계를 제공하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전통적인 15테 논라에서 오늘날 소비자 취향에 맞춘 후에(Huế)식 16테 논라로 변화한 점도 특징이다.
껀터(Cần Thơ )논라의 특징은 재료와 제작 방식에 있다. 현지 주민들은 내구성이 뛰어나고 표면이 매끄러운 ‘라맛껏(lá mật cật)’ 잎과 대나무 틀을 사용해 견고한 모자를 만든다.
쩐티남(65세), 쩐티떠(68세), 쩐티짜(72세) 세 자매는 수십 년 동안 논라 제작을 이어온 ‘전통의 수호자’로 불린다. 사진: 레민/베트남 픽토리알
논라 제작은 틀 만들기, 테 고정, 잎 배열, 바느질, 가장자리 마감 등 여러 공정을 거친다. 특히 잎 배열 과정은 안쪽 잎, 종이층, 바깥 잎이 균형 있게 배치돼야 하기 때문에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완성 후에는 광택 오일을 덧발라 내구성과 방수 기능을 높인다.
이곳의 논라는 크게 농사용과 관광용 두 종류로 나뉜다. 농사용 논라는 넓은 챙과 튼튼한 구조를 중시하는 반면, 관광용 논라는 심미성을 강조해 더욱 정교한 잎 선별과 섬세한 바느질 작업이 요구된다. 특히 관광용 논라는 숙련된 장인들이 주로 제작하며 가장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
터이라이(Thới Lai) 지역 여성들에게 논라 제작은 농한기 추가 수입원이 되고 있다. 사진: 베트남통신사
논라는 단순한 햇빛과 비를 막는 도구를 넘어 깊은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메콩델타 지역에서 논라를 쓴 여성의 모습은 평화로운 강변 삶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이미지다. 남 씨와 떠 씨, 짜 씨에게 논라는 가족의 추억이자 세대를 이어온 마을 전통 그 자체다.
논라의 테는 오늘도 천천히, 그러나 한결같이 엮어지고 있다. 반세기 넘는 세월을 살아온 여성들의 바늘땀 하나하나에는 단지 야자잎을 잇는 실만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며, 베트남 남서부 메콩델타 지역의 소박하면서도 깊은 아름다움을 지켜내려는 마음이 함께 깃들어 있다./.
기사: 중 카잉(Trung Khánh)
사진:레 민(Lê Minh), 응웬 루언(Nguyễn Luân)/베트남 픽토리알, 투 히엔(Thu Hiền)/베트남 통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