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7/2021 08:01 GMT+7 print

베트남 소비시장, 우리 기업 체크포인트는?

체크포인트① 빠른 도시화로 현대식 소매 유통 채널 증가 추세

2020년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의 도시화율은 지난 2000년 24.4%에서 35.9%로 증가했다. 또한, 베트남은 2021~2030 도시개발전략을 통해 도시화율 50~52% 달성과 하노이, 호찌민, 다낭 등 주요 도시를 국제도시로 성장시킬 것이라는 목표를 밝혔다. 이렇듯 베트남 내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기존의 낙후된 소매유통 채널 역시 현대식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도시화의 진행과 중산층의 성장 등으로 인해 젊은 도시민들을 중심으로 베트남인들의 소비생활도 점차 변해가고 있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상품을 찾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현대식 대형마트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핵가족화와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편의점, 드러그 스토어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작년 말 기준으로 베트남 전국에는 8500여 개의 현대식 소매 유통채널이 있으며, 편의점과 미용 및 의약품 전문 드러그스토어 등이 대도시 인구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 산업무역부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대도시의 1인당 평균 소매판매 및 서비스 지출은 총 5120만 동(약 2,220달러)으로 지난 2010년에 비해 약 2.6배 증가했으며, 가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0%를 넘어섰다. 다만,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급여 삭감, 고용 불안 등의 이유로 저축성향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작년 2분기 닐슨(Nielsen) 베트남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가 잔여 현금을 저축한다고 답했다. 최근 소비시장 회복은 2020년 말부터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며 경기 정상화에 대한 기대에 따라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부유층의 경우에는 여타 선진국에서 발생되는 보복 소비(Pent-up)의 경향을 보여주며 베트남 소비시장을 이끌고 있다.
  
다만, 1억에 달하는 인구 중 60% 이상이 아직 농촌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대도시를 제외한 농촌지역에는 백화점이나 편의점, 드러그 스토어, 대형마트 등 현대적 유통망이 전무하다. 농촌인구들은 대부분 전통 시장이나 소규모 상점(Mom-and-Pop Store)을 이용한다. 마케팅 리서치 전문기업 칸타 월드패널(Kantar World panel)에 따르면 베트남 소비자들은 판매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현지 상점이나 재래시장을 거닐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면서 식료품 등을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8700여 개의 전통시장과 140만 개의 소규모 식료품점이 존재하고 있다.

체크포인트② 활발한 M&A 등 경쟁이 치열한 베트남 유통시장

베트남 유통시장은 많은 외국인 투자기업들이 선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의 롯데(Lotte)그룹은 베트남 전역에 15개의 마트와 2개의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의 유통 대기업 이온(Aeon)그룹은 6개의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태국의 최대 소매기업인 센트럴(Central) 그룹 역시 베트남에 32개의 쇼핑몰과 215개의 소매점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기업으로는 지난 2019년 빈그룹으로부터 빈마트, 빈마트+ 등을 인수한 더크라운엑스(The CrownX)의 자회사 빈커머스(VinCommerce, 2300여 개 점포 운영), 2000여 개의 스마트폰 및 전자제품 소매 체인을 운영하는 모바일월드의 식료품 체인인 박 화 사인(Bach Hoa Xanh), 1000여 개의 대형 마트 등을 보유하고 있는 사이공쿱(Saigon Co.op) 등이 있다. 

과거 5~6년 전만 해도 베트남 유통시장은 외국인투자기업들이 장악할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했다. 2016년 태국의 TCC Holdings가 메트로 캐시 앤 캐리 베트남(Metro Cash & Carry Vietnam)을 인수했으며, 태국의 센트럴(Central) 그룹이 빅씨(BigC)를 인수했다. 당시 하노이 슈퍼마켓협회(Hanoi Association of Supermarkets)의 부 빈 푸(Vu Vinh Phu) 회장에 따르면 베트남의 현대식 소매 유통채널은 50% 이상 외국계 기업이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18년부터 베트남 기업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2018년 말 일본의 이온(Aeon) 그룹 소속인 피비마트(Fivimart) 체인 23개를 빈마트에서 인수했으며, 2019년에는 프랑스 소매 대기업인 오샹(Auchan)의 체인 18개를 사이공쿱이 인수했다. 2021년에는 한국 기업들의 소식도 들리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이마트가 호찌민시에서 운영하는 1개 매장의 지분 100%를 타코(THACO) 그룹에 매각했으며, 6월에는 롯데마트가 하노이에서 운영 중인 3개의 매장 중 한 곳인 동다(Dong Da)점을 폐점하기로 했다.

언뜻 보면 외국계 기업들이 현지 유통기업들과의 경쟁에 밀려 사업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여전히 외국계 기업들의 베트남 시장 진출은 계속되고 있다. 빅씨(BigC)를 운영하는 태국의 센트럴(Central) 그룹은 향후 5년 동안 약 11억 달러를 베트남 사업 확장에 투자할 예정으로 주요 대도시뿐 아니라 농촌지역으로도 적극 진출할 것임을 밝혔다. 닐슨(Nielsen) 베트남에 따르면 향후 현대식 소매채널의 성장은 편의점을 중심으로 강력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베트남에 처음 진출한 국내 편의점 유통체인 지에스25(GS25)는 올 3월 빈증(Binh Duong)성에 100호점을 개점했으며, 직영으로만 운영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향후 가맹점모집을 통해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산업별 대 베트남 외국인 투자 기록을 살펴보면, 도소매 및 유지보수 분야의 신규 투자 건수는 2015년 306건에서 2019년 1105건으로 약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신규 투자액도 3억7520만 규모에서 8억8080만 달러 규모로 130% 이상 증가했다. 다만,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신규 투자 건수와 액수 모두 크게 줄었지만, 2021년 이후 회복세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체크포인트③ 오프라인 채널에서 옴니채널로, 빨라지는 소비채널의 비대면화

베트남 전자 상거래시장 규모는 시장조사 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30억~50억 달러 규모로 아직까지 전체 소매시장에서의 점유율은 1~3% 수준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베트남의 온라인 쇼핑 비율은 매우 낮은 수준(3.1%)으로 인도네시아(19.9%), 싱가포르(15.6%), 태국(8%), 말레이시아(7.3%) 등 여타 아세안 국가들 중에서도 최하위권이다.

하지만 최근 2020년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은 약 16% 증가하며 그 잠재력이 폭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베트남 역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전자상거래 이용 비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치지 않고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것으로 평가된다. 베트남 경제연구소 부이 꽝 뚜언(Bui Quang Tuan) 소장에 따르면 2025년에는 전체 인구의 55%가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며, 온라인 쇼핑이 전체 소매 판매의 1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도 전자상거래 발전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승인하는 등 관련 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 4월에 개최된 베트남 온라인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은 2021년에도 그 성장세를 이어가 약 20% 이상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되었다. 포럼에 따르면 베트남 내 이커머스 지수는 호찌민이 67.6, 하노이가 55.7, 다낭이 19로 농촌지역에 비해 물류 인프라와 상업이 발달한 대도시를 위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연령별로는 주요 소비계층으로 떠오른 20~30대의 비율이 더욱 증가했으며, 코로나19를 거치면서 50대 이상의 사용자도 증가세를 보였다.

주요 소매 유통기업들에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 놓칠 수 없는 시장이 되면서 이 둘을 결합한 옴니채널(Omni-channel)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옴니채널 전략은 이미 미국의 월마트를 시작으로 주요 글로벌 유통기업들이 수년 전부터 취해온 전략으로 오프라인에서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동시에 온라인을 통해서도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향후 베트남의 소매 유통기업들 역시 이 트렌드를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브라 테크놀로지(Zebra Technologies)사의 트레이시 여(Tracy Yeo) 이사는 ‘베트남의 소매업체들은 소비자들의 경험을 향상시키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적절한 옴니채널 경험 제공을 통해 고객의 만족도를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최대 기업인 빈그룹 역시 이러한 베트남 소비자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올해 1월부터 소규모 상점(Mom-and-Pop Store)들을 대상으로 한 Vinshop 서비스를 출시했다. Vinshop서비스는 상점과 상품 공급업체들을 손쉽고 빠르게 연결시켜주는 디지털 플랫폼 제공을 통해 기존 공급망의 비효율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 전망했으며, 운영 효율성을 통해 월평균 약 432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타 소매 유통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옴니채널 확장에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의 온라인 플랫폼 ‘스피드엘(SpeedL)’은 지난 3년간 매출액이 5배 이상 증가하면서 즉석조리식품, 신선식품 등으로 품목을 확대하고 있으며, 차량 공유기업인 그랩(Grab)과 협업해 1시간 내 배송 서비스인 ‘그랩 익스프레스’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2022년까지 주문 처리 능력을 3배로 늘려 온라인 채널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빅씨(BigC) 역시 2020년 온라인 쇼핑몰 Chopp과 제휴해 채소, 해산물 등 신선식품에서부터 일반 소비재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을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배송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시사점
최근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는 베트남 소비시장에 복병이 나타났다. 지난 4월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이번 대유행은 최대 소비도시인 호찌민시를 중심으로 일일 수백 명대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의 연장에 따라 소비심리 축소, 구매력 감소가 우려된다. 실제로 지난 1차 코로나 대유행 동안 베트남인들은 가계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베트남 특유의 강력한 대응과 지난 대유행 동안 쌓였던 경험을 통해 차츰 안정을 찾고 소비시장도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 소매시장 진출 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은 적정 소비자가와 소비자의 소득수준, 지역 등이다. 먼저, 가격적인 측면에서 베트남의 1인당 GDP는 3500달러 수준으로 아직 소득 중하위국가에 속하기에 소비자들이 가격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한 적정 소비자가 책정과 다양한 프로모션 등을 통해 소비자를 유인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가격을 낮게 측정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베트남은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구매력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에 향후 자칫 저가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득 수준의 관점에서 본다면 성장하는 중산층을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2020년 베트남의 중산층(월 714달러 이상 소득 기준) 수는 지난 2014년 대비 2배 늘어난 약 3300만 명에 이르며, 2030년까지 95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유층도 가파르게 증가해 2030년에는 전체 인구의 16%가 고소득층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성장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1인당 소득이 5000달러를 상회하는 하노이, 호찌민 등과 같은 대도시를 제외하면 아직 대부분의 소비는 명품과 기호ž사치품이 아닌 생필품 위주로 이루어지기에 프리미엄 제품 출시보다는 보급형 제품이지만 특색이나 가성비를 갖춘 제품을 출시할 필요가 있다.
[최준환 베트남 다낭무역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