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솟아오르는 현대식 고층 빌딩 숲 사이에서도 호찌민시는 역사의 산증인으로서 고풍스러운 프랑스 옛 건축물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한 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이 건축물들은 세월의 풍파를 견뎌냈을 뿐만 아니라, 호찌민시 도시 경관의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요소이자 베트남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인 호찌민시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형성하는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현대식 고층 빌딩 숲 사이에서도 호찌민시는 역사의 산증인으로서 고풍스러운 프랑스 옛 건축물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한 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이 건축물들은 세월의 풍파를 견뎌냈을 뿐만 아니라, 호찌민시 도시 경관의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요소이자 베트남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인 호찌민시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형성하는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1863년에 건립된 호찌민시 호찌민박물관 지점은쏨찌우(Xóm Chiếu) 동 ‘냐롱 항구(Bến Nhà Rồng)’라는 친숙한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서양식 건축 미학에 동양의 전통적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사진: 응웬 루언/베트남픽토리알
1863년 프랑스 해운회사 메사제리 마리팀(Messageries Maritimes)이 사이공강변에 건설한 냐롱 항구는 견고한 기둥 시스템과 프랑스식 아치형 창문, 그리고 지붕 위의 '용 두 마리가 달을 바라보는 형상(lưỡng long chầu nguyệt)'의 장식이 특징이다. 사진: 응웬 루언/베트남픽토리알
사이공-호찌민시에 프랑스식 건축이 등장한 것은 19세기 후반 프랑스가 행정 기구를 구축하고 도시 개발을 본격화한 시기와 맞물려 있다. 1859년 자딘(Gia Định)을 점령한 식민 정부는 서양 건축 양식을 따른 관공서, 성당, 극장, 학교, 빌라 등을 대거 건설하기 시작했다. 비록 특수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탄생했으나, 이 건축물들은 지난 한 세기 동안 호찌민시의 현대적 도시 경관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호찌민시 내 프랑스 건축의 가장 큰 특징은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등 유럽의 정통 건축 양식이 베트남 남부의 기후 조건 및 현지 문화와 조화롭게 결합했다는 점이다. 대칭적인 구조, 견고한 기둥, 아치형 돔, 섬세한 부조 장식 등 높은 예술성을 자랑하는 디테일들이 곳곳에 반영되어 있다.
특히 남부의 고온 다습한 열대 기후에 적응하기 위해 설계자들은 넓은 회랑(복도), 환기용 갤러리 창(셔터 창), 신속한 배수를 위한 경사 지붕을 도입했으며, 동양적 문양의 장식을 적극적으로 더했다. 이처럼 서양의 건축 기술과 아시아의 문화적 정서가 결합하면서 독창적인 ‘인도차이나 양식(Indochina Style)’이 탄생했고, 이는 오늘날까지도 이 건축물들이 강력한 생명력을 유지하는 비결이 되었다.
흔히 '노트르담 성당'으로 불리는 사이공 노트르담 대성당은 1880년에 완공되었으며, 원형 아치와 높이 솟은 두 개의 종탑, 그리고 마감재를 바르지 않은 붉은 벽돌 외벽이 특징인 전형적인 중세 유럽 건축 양식을 보여준다. 사진: 응웬 루언/베트남픽토리알
호찌민시 중심가를 거닐다 보면 도시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프랑스식 건축물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특유의 붉은 벽돌과 장엄한 로마네스크-고딕 양식이 어우러진 노트르담 성당, 독특한 철제 아치형 천장과 우아한 신고전주의 라인이 돋보이는 호찌민시 중앙우체국, 그리고 도심 속 유럽의 궁전을 연상시키는 호찌민시 인민위원회 청사(옛 시청사)가 대표적이다.
1886년부터 1891년 사이에 건축가 빌디외(Villedieu)의 설계로 지어진 사이공 중앙우체국(벤응에동)은 견고한 서양식 기술과 아시아적 감성의 장식 문양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진: 응웬 루언/베트남픽토리알
사이공 중앙우체국 내부에는 거대한 아치형 천장이 길게 이어져 있으며, 이를 견고한 철제 기둥들이 지탱하고 있다. 사진: 응웬 루언/베트남픽토리알
1934년에 건립된 호찌민시 미술관(벤탄동)은 20세기 초 프랑스 바로크 건축 양식의 진수를 보여준다. 사진: 응웬 루언/베트남픽토리알
이와 함께, 과거 화교 거상 화본화(Hứa Bổn Hòa - 쭈 호아)의 저택이었던 호찌민시 미술관은 프랑스 건축과 동양 미술의 교차점을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다. 화려한 플람부아양 고딕(Flamboyant Gothic) 양식의 시립극장이나 사면 시계탑으로 유명한 벤탄시장 역시 호찌민시의 독특한 도시 미관을 완성하는 건축적 이정표들이다.
1890년에 건립된 호찌민시 박물관(사이공동)은 1,700㎡가 넘는 부지에 본관과 날개채 등 2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의 양식이 결합한 고전-르네상스 스타일로 설계되었다. 사진: 응웬 루언/베트남픽토리알
오늘날 프랑스 건축물들은 단순한 역사적 유산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인의 삶 속에 깊숙이 숨 쉬고 있다. 많은 건물이 여전히 행정, 문화, 상업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필수 방문 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또한,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만나고, 소통하며, 도시의 역사를 배우고 추억을 남기는 친숙한 공공 공간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건축가 쥘 부라르(Jules Bourard)의 설계로 1885년에 완공된 호찌민시 인민법원 청사(벤탄동)는 호찌민시에서 가장 고풍스럽고 웅장한 프랑스 건축물 중 하나이다. 사진: 응웬 루언/베트남픽토리알
1914년에 건설된 벤탄시장(벤탄동)은 사면 시계탑이 특징이며, 서양의 건축 기술과 베트남 전통 시장의 실용성이 절묘하게 결합한 공간이다. 사진: 응웬 루언/베트남픽토리알
벤탄시장은 호찌민시의 오랜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쇼핑과 미식, 관광을 즐기려는 수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다. 사진: 응웬 루언/베트남픽토리알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대도시의 흐름 속에서도 프랑스 건축물들은 과거의 이야기, 그리고 오늘날의 호찌민시를 만든 동서양 문화 융합의 역사를 나지막이 전하고 있다. 이러한 건축 유산들을 보존하고 가치를 드높이는 것은 단순히 예술적 가치가 높은 건축물을 지키는 것을 넘어, 도시의 기억과 문화적 깊이를 보존하는 일이다. 이러한 정체성 고수가 지닌 독특한 매력 덕분에, 호찌민시는 시민들과 전 세계 관광객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잊지 못할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글: 선 응아(Sơn Nghĩa) - 사진: 응웬 루언(Nguyễn Luân)/베트남픽토리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