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한국 공식방문중인 응웬쑤언푹 베트남 총리는 27일 서울에서 문재인 한국대통령과의 2정상회담을 진행하며 양국 실질 협력 확대 방안과 지역·국제 무대에서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응웬쑤언푹 총리는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에 함께 참석한 후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다시 만났다.
이날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푹 총리 이름의 뜻인 '봄에 찾아오는 복'을 인용해 친근함을 나타낸 것이며 푹 총리의 이름을 두고 "한국인들에게도 매우 정겨운 이름"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 순방 중 푹 총리와 가장 먼저 회담을 가진 인연을 언급하면서 "지난 1년간 8차례의 국제회의에 함께 참여하게 돼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계신 총리님의 첫 공식방한을 우리 국민들과 함께 환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이 연 7%가 넘는다며 "올 한해 최고의 성취를 이루고 있는 총리님의 지도력에 경의를 표한다"고도 치켜세웠다.
이어 "베트남 축구팀과 박항서 감독의 만남은 전세계의 환호를 불러왔고 6만 가구가 넘는 베트남과 한국 부부의 탄생으로 양국은 이제 가족이 됐다"고 친밀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올해 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10주년을 맞는다. 베트남의 산업국가 목표와 한국의 신(新)남방정책의 시너지 효과를 한 차원 더 높여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제2차 북미/조미정상회담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성사됐던 것을 언급하며 "베트남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내년 아세안 의장국과 한-아세안, 한-메콩 공동 의장국,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을 맡게 된 것을 축하한다"며 "국제무대에서 한국과 베트남이 협력할 분야도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응웬쑤언푹 총리는 이에 "이번 정상회의들이 대통령님 주재로 했었기 때문에 아주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화답했다.
이어 "베트남은 한국을 중요한 파트너들 중 하나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양국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이자 친근한 친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은 한국과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가일층 발전시키려 한다"고 덧붙였다.
응웬쑤언푹 총리 또한 박항서 감독에 대해 기쁘게 언급했다. 푹 총리는 "베트남 거리에 박항서 감독님 이름이 붙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5년차를 맞아 양국 간 교역, 투자, 인적교류의 높은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평가하고 "오늘 체결되는 양국 간 협력 MOU(양해각서)들이 양국이 합의한 '2020년 교역액 1천억불 목표' 달성에 크게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스마트시티 구축 협력과 도시 교통 종합계획 수립 지원 등 공공행정 분야 공적개발원조(ODA)도 적극적으로 확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추진 중인 '베트남 중부 스마트시티 밸리' 구축 사업과 '한·베트남 스마트시티 협력센터'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두 정상은 한국의 주 다낭 총영사관 신설을 환영하면서 인적교류 확대와 교육·보건·의료·과학기술·환경·산림 분야 협력 활성화에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응웬쑤언푹 총리는 한국해양대학교 실습선인 '한나라호(號)'를 베트남 측에 양도하기로 한 한국 정부의 결정에 사의를 표명했다.
두 정상은 이중과세방지협정 개정의정서 등이 이날 체결된 것을 환영하면서 향후 '세관상호협정' 개정과 '사회보장협정' 체결을 위한 협의를 긴밀히 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양국 교역·투자가 확대되는 점을 평가하면서 수출 다변화와 함께 첨단기술·소재부품·금융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로 투자가 확대되도록 베트남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또한 베트남 정부의 교통·산업 등 기반시설 확충 노력에 주목하면서 합작사업인 흥이엔성 복합산업단지 조성 사업과 하노이시 사회주택단지 건설사업 추진을 환영했다.
두 정상은 한반도 및 국제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을 설명하면서 내년도 아세안 의장국, 2020∼2021년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을 맡을 베트남이 한반도 문제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응웬쑤언푹 총리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베트남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역할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베트남이 더욱 긴밀히 협조하면서 한반도와 아세안,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밝혔고, 푹 총리는 적극적으로 동의하며 한국의 신남방정책 추진에 있어 베트남의 적극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양국 정상은 이후 한국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열린 한-베트남 MOU 서명식에 임석했다.
이날 양국 정부는 △이중과세방지협정 개정의정서 △한국 KDB 산업은행 및 베트남 재무부 간 협력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및 베트남 무역진흥청(VIETRADE) 간 협력 △해사 업무 및 선원 훈련 분야 협력 등 4건의 MOU에 서명했다.
베트남 측에서 부 티 마이 재정부 차관, 레 아잉 뚜언 교통부 차관, 부 바 푸 무영진흥청장 등이, 한국 측에서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이동걸 KDB 산업은행 회장, 권평오 코트라 사장 등이 참석해 관련 MOU에 함께 서명했다.
특히 해사 업무 및 선원 훈련 분야 협력에 관한 MOU 서명 땐 레 아잉 뚜언 차관과 유 부총리, 문 장관이 나란히 앉아 서명을 했는데, 이후 함께 악수를 나눌 때 세 사람 사이 손이 엇갈려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푹 총리의 공식방한을 환영하는 만찬을 개최한다.
베트남픽토리알/연합뉴스(이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