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8/2017 08:23 GMT+7 Email Print Like 0

햇빛으로 오염물을 식수로 바꾸는 물자루

4리터용 제작비 260원…4시간 놓아두면 99.999% 정화

복잡하고 값비싼 고급기술 대신 저렴하고 단순한 기술로 문제 해결책을 찾아 제시해주는 기술을 적정기술이라고 부른다. 고급기술 제품을 구입할 여력이 없는 저개발국 주민들에겐 화려한 첨단제품보다는 이런 적정기술 제품이 훨씬 쓸모가 있다. 덴마크의 두 대학생이 아프리카 저개발국 주민들을 위한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휴대용 물 정화장치를 개발했다. 덴마크 올보르대(Aalborg University)에서 건축디자인을 전공한 두 학생(Anders Løcke와 Louise Ullmann)이 현지 연구활동 중 열악한 물 위생 환경을 목격하고 개발한 제품이다.

솔라색(SolarSack)이라는 이름의 이 제품은 물을 담아 햇빛에 놓아두면 자외선으로 물을 살균 정화해주는 물자루다. 태양으로부터 오는 열과 함께 UVA(장파장 자외선)와 UVB(중파장 자외선)을 이용해 물속의 병원성 박테리아균을 제거한다. 최대 용량은 4리터이며, 4리터를 정화하는 데는 4시간이면 된다고 한다. 정화 처리된 물을 다 쓰고 나면, 다시 물을 채워 재사용할 수 있다. 이 간편한 정화방식은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물속의 병원성 박테리아를 99.9%~99.999% 제거해준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제품을 개발한 학생들은 케냐와 우간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 시험에서 효능을 확인했다.

가열소독 방식보다 저렴하고 친환경적

이 제품의 또다른 장점은 싸다는 점이다. 제품 생산비가 1.5크로네(약 260원)도 되지 않는다. 운송비를 포함해도 주민들에게 1달러 이내의 돈으로 공급할 수 있다. 물자루는 150번 재사용할 수 있다. 이는 비슷한 기능의 다른 대안제품들보다 월등하게 저렴한 수준이라고 학생들은 주장했다.

학생들이 솔라색을 공급하려는 동아프리카서는 현재 47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오염된 물을 쓰고 있다.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질병의 80%는 비위생적 물환경에 기인한 것이라고 한다. 이 지역 주민들이 물을 정화하는 가장 흔한 방법은 끓이는 것이다. 그러려면 석탄이나 나무 같은 땔감이 필요하다. 그러나 두 가지 다 이곳 사람들에겐 구입비 부담이 큰 재료다. 현지에서 1달러는 석탄 1 양동이를 살 수 있는 돈이라고 한다. 솔라색을 쓰면 1달러에 500리터 이상의 정화수를 쓸 수 있지만, 석탄 1 양동이로는 100리터의 물도 공급하지 못한다. 더욱이 석탄은 환경과 건강에도 해롭다.

주거 디자인 연구하러 갔다가 방향 틀어

두 사람이 애초 동아프리카에 간 건 건축디자인 연구의 일환이었다. 목표는 이 지역 환경에 적합한 더 나은 주거 디자인을 연구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우간다에서 보니 석탄과 땔감나무가 자연환경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숲이 줄어들면서 연료구입 비용도 높아지고 있었다. 이들은 그래서 햇빛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아보기로 했다. 햇빛은 무료인데다 이곳은 햇빛이 강한 지역이라 안성마춤이라는 생각이었다.

솔라색은 6월21일 친환경 비즈니스 아이디어 경진대회인 클라이미트런치패드(ClimateLaunchpad) 덴마크 지역예선에서 우승했다. 이들은 오는 10월 지중해 키프로스섬에서 열리는 세계 본선대회에 출전한다. 여기서 좋은 성적을 내면 투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두 사람은 얼마 전 대학을 졸업했다. 안드레스는 솔라색 대표를 맡아 앞으로 이 사업에 전념할 계획이다. 국제적십자사 역시 이들의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들은 기반이 탄탄한 국제 엔지오의 관심에 한껏 고무돼 있다.
베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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