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9/2017 08:55 GMT+7 Email Print Like 0

“이곳은 더욱 살기 힘들 것이다”

“우리는 끔찍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머지않아 이곳은 더욱 살기 힘들 것이다” 현존하는 유럽최고의 지성 쟈크 아탈리가 2016년 쓴 ‘언제나 당신이 옳다’라는 책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쟈크 아탈리는 왜 이렇게 미래 세계를 어둡고 암울하게 기술했는가?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쟈크 아탈리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 필요가 있다.

그는 소르본 대학 경제학박사이면서 ‘대학위의 대학’이라 불리는 프랑스 최고의 엘리트 교육기관인 그랑제콜을 네 군데나 거친 정치가이기도 하다. 사회당 출신인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1990년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설립을 주도하여 1993년까지 초대 총재를 지내기도 했다. 2007년 집권한 우파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밑에서는 성장촉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었다.

쟈크 아탈리는 인문학, 경제학, 정치학, 문학, 철학, 공학을 아우르는 폭넓은 지식과 깊고 방대한 지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 사회의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해 왔다. 특히 그는 국제 사회를 전망하는 담론들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이전부터 세계의 지정학적 중심이 태평양 쪽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으며(저서‘미래의 물결’을 통해), 기상 이변, 금융 거품 현상, 공산주의의 약화, 테러리즘의 위협, 노마디즘의 부상, 휴대폰과 인터넷을 비롯한 유목민적 상품의 만능 시대 등을 예고했다. 그리고 그 예측들은 귀신같이 맞아떨어지고 있다.

전 방위적인 지적 데이터와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사회의 변화를 예리하게 전망헸단 자크 아탈리를 가리켜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자크 아탈리는 재기와 상상력, 추진력을 겸비한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지식인이다.”라고 평가했다.

필자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몇 몇 현상들을 보며, “이곳은 더욱 살기 힘들 것이다”라는 아탈리의 말이 머리 속에 맴돈다. 한국은 계란 살충제 파동에 시달리고 있다. 가장 흔하게 먹던 계란까지 맘놓고 못먹게 되었다. 대체 단백질 식품으로 두부를 찾는다는 인터넷기사를 오늘 아침 보았다. 하지만 두부에도 꺼림직한 문제가 있다. GMO(유전자변형 콩)로 만든 두부가 아닌가?하는 의심 때문이다. 두부 제조업체마다 “우리는 GMO 콩을 사용하지 않습니다”라고 발표하지만, 식품 안전에 불안감을 갖게 된 소비자들의 의심은 쉽게 가시지 않는 것 같다. 유럽에도 간염 소시지 문제로 혼란스러운 분위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다.

미국은 하리케인 하비로 큰 슬품에 잠겨있다. 골드만삭스는 하비가 남긴 재산피해액을 약 33조 7000억원 규모로 추정했다. 역대 최고의 자연재해 피해액이다. 어마어마한 피해 규모도 큰 상처이지만, 무엇보다 미국인의 마음에 지구의 자연재해에 대한 큰 공포감을 조성하게 했다는 점이 더욱 무섭다.

쟈크 아탈라는 예언가나 점쟁이는 아니다. 그는 학자이고 정치가이다. 하지만, 그가 갖고 있는 광범위한 지적 소산으로 미래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짐작할 수 있는 혜안을 갖게 된 것이다. 1850년경부터 1910년경까지 미국에서 왕성한 저술 활동을 했던 엘렌지 화잇(E. G. White) 여사도 그녀가 취득했던 광범위한 지식에 바탕하여 미래시대가 맞이할 식품 안전성의 문제를 알게 되었다. 특히, 그녀가 지적한 문제는 설탕, 카페인이 주는 신체 위해였다. 콜라라는 탄산음료도 지적 대상에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당시엔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그녀의 저술에 담긴 메세지가 100년이 지나서야 인류가 비만을 경험하면서 설탕의 위험을 간파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로인해 130년 동안 철웅성처럼 음료시장을 장악했던 코카콜라가 지난 4년째 급격한 매출 감소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반대로 인드라 누이라는 걸출한 여성 CEO 체제하에 있던 펩시콜라는 이를 미리 감지하고 콜라 사업 부분을 30%이하로 줄이는 대신 70% 이상을 건강음료 사업으로 전환시키는 전략으로 대 성공을 거두었다. 창립이래 만년 2위였던 펩시가 미국시장에서 현재 1위기업으로 등극하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

쟈크 아탈리의 미래 예측은 앞으로도 그리 크게 빚나갈 것 같지 않다. 점점 심해져 가는 지구 환경파괴, 글로벌 세계 경제 체제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 등 우리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패러다임의 연속성 상에서 미래를 엿본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는 더욱 암울해져 갈 미래를 엿보며 독자들에게 공포감을 주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언제나 당신이 옳다’라는 책을 통해 새 희망과 위로를 주고 싶어 했다. 끔찍하고 지독한 세상에서 손을 놓은 채 기적적인 해법을 무작정 기다릴수만은 없다. 또한 체념한 채 비난하고 요구만 할 수도 없다. 더욱 힘들어져 갈 세상에서 자신을 믿고 자기주도적 삶을 추구하라고 조언하는 것이다. 나를 위해 내가 내린 결정이 옳다고 믿으라는 것이다. 물론 자신을 맹신 하라는 조언은 아니다. 합리적 판단에 강한 확신을 갖고 자기의 길을 가라는 것이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불행한 소식에 하루에도 몇번씩 깜짝 깜짝 놀란다. 편히 쉬고 싶어하는 고요한 잠자리마져 왠지 모를 불안감으로 벌떡 깨곤 한다. 이것이 현대사회 특징이다.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격고 극복해야 할 심리적 공포와 불안이다. 하지만 자신을 믿으라! 베트남에서 성공하는 자신을 상상하라!
변호사 김 종 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