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8/2017 08:51 GMT+7 Email Print Like 0

나사, 2021년 달 찍고 2033년 화성 땅 밟는다

화성 갈 로켓 2019년 첫 시험발사… 2026년엔 달궤도 1년 체류 실험

인간이 가장 먼저 우주에 나간 건 1961년 소련 유리 가가린의 우주비행이다. 가장 멀리 나간 건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이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은 2030년대 화성에 인류를 보내려 한다.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200배가 넘는 먼 곳이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 있는 미 항공우주국(나사) 존슨우주센터의 신속시제품연구실에서는 저 깊은 지하부터 치솟아오른 듯한 굉음이 사방을 진동시키고 있었다. 우주선 조종석처럼 꾸며진 시뮬레이터 기기 안에 누워 눈앞 화면에 펼쳐지는 우주 광경을 바라보며 콘솔(조종기판)에 붙어 있는 버튼들을 눌러보니 마치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여행하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었다.

이곳에서는 나사의 ‘화성으로의 여행’(저니 투 마스) 프로젝트에 쓰일 우주선 ‘오리온’의 조종석 기기판을 연구·제작하고 있다. 나사는 2030년대 인간을 화성에 보내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오리온은 화성 여행 때 4명의 우주인이 타고 갈 우주선이다.

이날 시뮬레이션에 쓰인 영상은 2014년 12월5일 오리온 시험비행 때 찍어놓은 실제 영상이다.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최첨단 장비를 상상하며 들어간 가상 조종석에 설치된 버튼과 스위치들은 아날로그 시절 쓰이던 구식이어서 의아했다.

오리온 조종기판의 인터페이스를 연구하고 있는 제프리 폭스는 “위험한 순간에도 가장 쉽게 대처할 수 있는 적합한 조작 방식을 우주비행사들의 의견을 반영해가며 찾아가고 있다. 심한 진동과 좁은 공간 등 조건 때문에 터치스크린 등 첨단기술이 우주여행에 더 유리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사의 화성 여행 프로젝트는 2015년 발표됐다. 지난 5월 워싱턴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나사는 2018년 프로젝트 본격 가동 및 화성 여행용 로켓의 첫 시험 발사, 2021년 유인 우주선 발사, 2026년까지 달 궤도에 우주정거장 구축 및 1년 체류 실험, 2033년 이후 유인 화성 탐사 등 구체화된 청사진을 내놓았다.

이날 존슨우주센터 우주선모형시설에서는 오리온 테스트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이곳에는 오리온 모형이 놓여 있고, 실제 우주선은 미국 록히드마틴(명령모듈)과 유럽 에어버스 디에스(서비스모듈)에서 제작 중이다. 모형이지만 실제 크기와 똑같이 생긴 오리온 내부를 들여다보니 8.5㎥의 좁은 공간에 비치 의자처럼 생긴 조종석이 4개 놓여 있다.

나사는 2021~2022년께 우주비행사를 태운 오리온이 달 근접 궤도까지 갔다 귀환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주인들의 건강과 의료 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제시카 보스는 “승무원들이 좁은 공간에서 21일 동안 생활해야 하기에 안전은 가장 우선돼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존슨우주센터에서는 우주 정주생활 실험인 ‘헤라’(HERA)가 진행되고 있었다. 30~59살의 자원 우주인들을 밀폐된 유사 우주공간에 ‘감금’한 채 45일 동안 생활하게 하면서 9개의 폐회로텔레비전(CCTV)으로 관찰해 신체·심리적 변화 자료를 축적한다. 엘리자베스 스펜스 헤라 연구팀장은 “우주에서 발생할 신체적·심리적 상태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화성 탐사 등 장기 우주여행을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나사의 ‘화성으로의 여행’ 프로젝트와 별도로 민간기업인 스페이스엑스는 2022년 유인 화성 탐사 우주선을 쏘아 올릴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스페이스엑스 목표의 현실성에 대해 묻자 콥 팀장은 “그들은 엄청난 전진을 보여주고 있고 우리에게도 그들이 성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이 정기적으로 우주정거장에 가는 일을 맡아주면 우리는 더 먼 우주 여행에 시간과 관심을 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의 ‘공존 경쟁’은 미국 과학 경쟁력의 근간이다. 2000년대 초 생명과학자 크레이그 벤터는 공공 부문의 인간게놈프로젝트(HGP)에서 독립해 민간기업 셀레라 지노믹스를 설립하고 ‘샷건’이라는 방식으로 게놈 해독을 완성해 게놈 연구에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본부장은 “스페이스엑스의 성공은 나사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엑스 쪽에서 요청하면 나사가 기술지원을 제공하게 돼 있다. 나사는 우주정거장 화물 운송 등은 민간에 맡기고 나사는 심우주로 향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 여행을 놓고 나사와 스페이스엑스가 경쟁하는 모양새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공존을 위한 전략인 셈이다.
베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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